신세계갤러리에서는 신년기획전으로 <골든타임 Golden Time> 전시를 개최합니다.
우리의 역사와 오랜 시간 함께해 온 금은 부와 권력, 행운을 상징하며 태양을 숭배하던 고대인들은 금을 태양의 상징으로 여겨 귀하게 다루었습니다. 찬란함을 응축시킨듯 화려한 빛을 내는 금은 영원성, 신의 힘, 진리, 풍요와 번성, 순수함을 의미합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금을 소재로 하여 다채로운 작업을 보여줍니다. 사라지지만 반짝이는 순간, 희로애락의 삶을 은유하는 최성임 작가의 <황금방>이 전시장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무령왕릉을 모티브로 나란히 놓여진 두 개의 욕조는 찰나의 바람에도 반응하는 섬세하고 정교한 금박작업으로 완성됩니다. 우리의 지나간 시간이 어떠한 형태로든 그 흔적을 남기듯이 이 작품은 그렇게 축적된 과거의 여러 순간들이 만들어낸 현재의 시간에 집중하게 합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구조의 겉과 황금빛 방 안의 풍경은 대비적인 특성을 지니지만 동시에 필연적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이는 나와 타자, 현존과 사라짐, 세속과 성스러움, 삶과 죽음으로 확장됩니다.
금박과 자개를 주요 작품 재료로 사용하는 채은미는 금색큐브의 연속적인 형태로 전하는 금빛의 시각적인 울림으로 공간을 사유의 시간으로 채웁니다. 순금금박을 통한 강렬한 색면들은 작품을 둘러싼 공간을 금색의 빛으로 물들입니다. 여러 겹의 금박을 덧붙이는 작가의 작업은 오랜 시간의 과정이 필요하며 이는 정신적인 수행과 닮아 있습니다. 또한 작가 이철규의 작업은 불상에 금을 칠하는 것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황금의 박을 섬세한 수공 작업을 통해 화면에 덧붙이고, 무수한 반복작업을 통해 그 금박을 광나게 하는 인내의 시간을 담아냅니다.
금색의 미러 PET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큰 이미지로 조합하는 작가 장인희의 작업은 인생의 순간들의 우연이 만들어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은유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일상적인 순간들이 쌓이고 쌓여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금빛 파편들이 모여지고 흩어지는 이종석의 미디어 작품은 자연의 소리를 담은 사운드와 함께 금화들이 물줄기처럼 쏟아지거나 분출합니다. 이는 인생의 화려한 순간들과 그 이면의 욕망들을 은유합니다. 망각과 기억을 반복하는 서로 다른 찰나의 순간들이 합하여져 우리의 삶을 생성해간다는 작가의 단상이 읽혀집니다.
이번 전시 제목인 ‘골든타임’은 놓치면 안되는 인생의 중요한 타이밍과 금빛의 시간이라는 중의적인 의미을 담고 있습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고 가치 있는 금빛 향연으로 빛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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