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마가레텐회에(Margaretenhöhe) 공방의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며 공방에서 제작된 생활자기 1,300여 점과 공방을 운영하는 이영재의 도자 작업 70여 점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쓰임: 100년 공방 마가레텐회에와 이영재>展을 개최합니다.
마가레텐회에는 1924년 독일 에센 지방에 설립된 생활자기 공방입니다. 마가렛 꽃이 많은 동산이라는 뜻의 마가레텐회에는 노동자를 위한 아름다운 물건을 만들자는 ‘바우하우스(Bauhaus)’의 이념을 실천해 왔습니다. 생활에서의 경험을 중시하여 작품에 반영하였던 바우하우스의 예술가들처럼, 마가레텐회에의 도자기는 겉보기에 아름다운 형상만큼이나, 쓰임을 고민한 실용적인 도자기를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현재 마가레텐회에를 이끌고 있는 이영재 도예가는 1972년 독일로 건너가 도예와 미술사를 공부하고, 40여 년간 물레를 돌리며 제작한 작품들로 예술가로서 독보적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영재는 1993년 공방의 단독 대표가 되었고, 2006년에 공방을 완전히 인수하여 현재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을 대표하는 공방으로 운영 중입니다. 이영재와 마가레텐회에 장인들은 실사용에 가장 편리하고 적합한 형태와 식생활에 어우러지는 유약 여섯 가지를 개발하여 표준화하며 마가레텐회에 특유의 아름다움을 만들어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자예술’ 하면 일찍이 도자 문화가 발달한 동아시아의 자기를 떠올리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현대 생활자기들은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마가레텐회에의 생활자기는 벨기에와 요르단 왕실의 식기 세트로 사용되며, 이영재 도자기는 미국의 무대 연출가 로버트 윌슨이 애장하는 그릇이자, 독일 쾰른 성 베드로 성당의 미사용 성배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영재는 한국 도자 특유의 정서와 바우하우스적 실용미를 결합하여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고,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그래서 오래 볼수록 더욱 좋은 자기를 제작해 왔습니다. 전통미가 느껴지는 ‘사발’이나 두 개의 사발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방추 항아리’는 한복의 굽은 선의 맵시와 같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변화시킨 적절한 예로 이영재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동양인 도예가로는 처음으로 독일 뮌헨 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초대전 <1111>을 개최하고, 유럽 최대 갤러리 중 하나인 칼스텐 그레브 갤러리 <이영재 초대전>을 개최하며 미학적 가치와 시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2017년에는 대구신세계갤러리, 광주신세계갤러리,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순회전을 통해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습니다. 마가레텐회에 100주년을 기념하여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마가레텐회에의 장인들이 제작한 다양한 생활 자기와 이영재의 대표 작품들을 대구신세계갤러리, 광주신세계갤러리, 대전신세계 아트샵, 강남신세계에서 선보입니다.
쓰는 사람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이영재의 사발과 항아리, 그리고 삶의 공간을 또 다른 풍경으로 변화시키는 마가레텐회에의 생활자기까지 실용성과 미학적 아름다움을 겸비한 특별한 도자기를 만나는 이번 전시가 바쁜 생활 속 작은 쉼표가 되고, 그 쉼표가 앞으로의 일상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변화의 시작점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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