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2015년 인천대표작가 전시로 <이강화: 산책>을 개최합니다. 이 전시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자연 풍경이 미적 대상물로 거듭나는 이강화의 작업에 주목하여 기획한 전시입니다. 이강화는 작업 초기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늪지의 생태, 주변의 식물들과 같은 소소한 자연의 모습을 작품으로 끌어들였으며, 자연은 그의 핵심적인 모티브이자 이미지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지속적인 관심사인 자연의 조각들이 담겨 있습니다. 평범하고 시시해 보이기도 하는 엉겅퀴, 흐드러진 들풀과 이름 모를 꽃들이 화면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작가가 자연에서 직접 관찰한 이 식물들은 독특한 제작방식을 통해 사실적이면서 서정적인 분위기로 재현되고, 그 생명력이 전해주는 신비로움과 위안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습니다. 버려진 목재문에 그려진 나팔꽃 넝쿨의 생생함은 실재와 예술작품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합니다.
산책하는 작가의 시선과 감성을 따라가듯 섬세한 필치로 묘사된 작은 풀꽃 한 포기의 생명력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깊은 내면의 울림으로 전해집니다. 이것은 작가의 예술관과 자연관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으로, 예술과 아름다움의 가치가 특별한 것만이 아닌 작은 풀꽃 하나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또한 서둘러 발전하고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차분히 주변을 살펴보며 소소한 자연, 일상과 미술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것도 이번 전시의 의미가 될 것입니다.
이강화 작가는 얼마 전 작업실 화재로 인해 그동안의 소중한 작품들이 소실되는 안타까운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진 작품들을 재탄생 시켜 다시금 그의 미술과 정신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신 이강화 작가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