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입맛 살리는 효자 반찬
장아찌
2020/6 • ISSUE 26
6월에 담그면 좋은 장아찌와 고추처럼 언제든 쓸 수 있는 사계절 단골 장아찌까지, 최고의 밥반찬 장아찌.
writerKim Jihye photographerSim Yunsuk
stylistKim Jinyoung
〈농가월령가〉, ‘7월령’에서
장아찌는 채소, 과실, 과채, 나무의 어린순 등을 간장, 된장, 고추장에
박아 맛을 들였다가, 그대로 먹거나 따로 양념을 더해 오래 두고 먹는 반찬이다. 소금과 소금물을 쓰는 방법도 있지만 장醬이 바탕이다.
장아찌는 익은 다음에는 오래 두고 언제나 손쉽게 조금씩 꺼내 먹기
좋은 대표적인 밑반찬이다. 재료를 단촛물에 절인 뒤 간장, 된장, 고추장을 조금 섞어 색깔만 입힌 음식이 아니다. 장과 재료가 어울려
충분히 맛이 드는 게 기본이고, 더 나아가 삭아도 좋다. 발효 숙성과 정을 거친 맛의 범주를 음식 일선에서는 이제 ‘깊은맛’으로 장식화
하고 있다. 제대로 된 장아찌란 입에 넣자마자 짭조름한 맛이 쨍하게
도드라지는 동시에 깊은 맛이 확 퍼지게 마련이다.
이 분야 연구자들에 따르면, 장아찌란 ‘장에 담근 지’라는 뜻으로 ‘쟝앳디히’에서 온 말이라고도 한다. 예부터 사람들은 채소를 소금에 절여 오래 보관해 먹었을 테고, 장을 널리 쓴 뒤로는 장으로 다채로운 맛과 풍미의 변주를 꾀했을 테다. 한국사에서는 늦어도 삼국
시대부터 그 흔적이 엿보인다. 단순한 채소 소금 절임과 장을 쓴 장아찌가 함께였을 테고, 그런 가운데 단순한 절임에 견주어 젖산발효를 추구한 김치도 섬세하게 구분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고추와 젓갈을 잘 쓴 김치가 완전히 한 분야가 되고 나서는 장아찌는 장아찌대로
진화해왔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고춧가루와 젓갈을 쓰는 김치와 김장이 완전히 자리 잡은 시기의 장아찌에 대해서라면 정학유(丁學游,
1786~1855)의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구절구절이 재미나다. 정학유의 시대에 음력 7월은 채소와 과일 저장의 적기였다. 아니, 별다른 저장 수단이 없었으니 이때뿐이었다. 재료가 있을 때 제대로 절여
두면 가을과 겨울을 지나도록 김치와는 또 다른 고마운 반찬이 되어
준다. 자원이 있을 때 저축할 수 있는 음식, 여기에 장아찌의 원형이
자리한다. 또 국과 나물이 있어도 역시 장아찌 한 입이 밥맛을 확 끌
어올린다. ‘과실’이라고 했지만, 초피(열매), 살구, 매실, 단감 등은 오늘날까지도 매력적인 장아찌 재료로 이어지고 있다. 나뭇잎은 아니
그럴까. 봄이라면 초피나무, 산초나무, 가죽나무, 엄나무, 박쥐나무의
어린잎이 다 장아찌 재료가 된다. 이윽고 늦봄과 여름 사이에 익어가는 독특한 풍미가 있는 나무의 열매 또한 장아찌가 될 만하다.
옛 문헌을 참고하면 장아찌의 세계가 얼마나 다채로웠는지 금세 드러난다. 19세기 말에 쓰인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고추장에 장아찌 박는 물종’이 표제어로 잡혀 있다. “더덕, 송이, 무, 오이, 가지, 고추, 감, 두부, 전복, 문어, 관목, 수육, 생강, 마늘종, 승검초
줄기” 등을 다 장아찌의 좋은 재료로 여겼다. 이를 둘러싼 식료의 손질과 가공, 생장아찌와 숙장아찌의 구분은 여기서는 다 논하기 어렵다. 다만 사철 신선한 채소, 과일을 구하기 어려운 시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또 다양한 풍미의 장아찌를 추구했다는 점 만큼은 다시금
확인하고자 한다.
아울러 장아찌가 쥔 상쾌하고도 짭조름한 맛의 용처는 조선 전기에도 오늘날에도 통하는 바가 있다. 장계향(張桂香, 1598~1680)의 <음식디미방>에 실린 ‘마늘 담그는 법’을 오늘날의 한국어로 풀어 쓰면 이렇다. “초가을에 마늘을 캐고, 햇천초를 따고 마늘을 까서 천초를 세 알갱이씩 넣는다. 김치를 담그듯이 소금을 섞어 담가두고, 기름진 고기를 먹을 때 섞어 먹으면 미묘하다.” <농가월령가>에서 본 장아찌며 고기에 곁들인 장아찌까지, 종류야 좀 줄었다 해도, 추구하는 바는 그야말로 의구하지 않은가.
writerGo Young 음식 문헌 연구가
장아찌와 어울리는 음식
신세계백화점에서 맛볼 수 있는 장아찌와 함께 먹기 좋은 다양한 국물 요리.
갈비국수
면주방팔도국수 • 센텀시티,하남
8천7백원
아구 지리탕
올반 • 센텀시티, 영등포
뷔페가격에 포함
평양만두국
평양면옥 • 본점, 강남
1만3천원
온면
강산면옥 • 대구
9천원
바로 신선하게 포장 구입하는 장아찌
신세계백화점 식품관 반찬 코너에서 고른 장아찌로 차려내는 한 상.
건가지·궁채 장아찌
건가지 장아찌는 간장, 멸치액젓, 고추장을 건가지와 버무린 별미. 궁채 장아찌는 마른 궁채를 불려 간장물을 부어 만든 기본 간장 장아찌의 물기를 짜내 식감을 살리고 고추장 양념과 무쳤다.
시화당
건가지 • 100g당, 6천원
궁채 • 100g당, 5천원본점, 강남, 영등포
열무·마 장아찌
6시간 저온 숙성해 짜지 않고 아삭한 식감을 살린 생장아찌.
열무 장아찌는 열무 잎의 풋풋함과 열무뿌리에서 나오는 시원한 맛이 일품. 마 장아찌는 뮤신이 녹아 나온 간장물과 함께 먹어도 좋다.
소중한식사
열무 • 180g, 4천5백원
마 • 180g, 7천원
강남
방풍 장아찌
어린 방풍 잎에 끓인 간장물을 부어 만든 장아찌로 향긋한 향과 새콤달콤하면서 쌉싸름한 맛이 별미. 밑반찬으로는 물론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면 잘 어울린다.
시화당
방풍 장아찌 • 100g당, 5천원
본점, 강남, 영등포
울외 덩어리
현미로 정종을 만들고난 후 생기는 청주주박(술지게미)에 1~3년 동안 숙성시킨 울외 덩어리로, 흐르는 물에 씻은 후 먹기 좋게 잘라 취향에 따라 양념해 먹으면 된다.
하나원
울외 덩어리 • 100g당, 4천5백원
본점, 강남
참매실 장아찌
매년 6월 광양에서 수확한 1등급 매실을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만든 장아찌로, 아삭하고 달콤한 과일향을 느낄 수 있다.
하나원
참매실 장아찌 • 100g당, 7천3백원
본점, 강남
취향대로 편리하게 사 먹는 장아찌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종류별 포장 장아찌와 담금물, 양념을 위한 장 제품.
기순도 전통장 모음 하夏
콩, 죽염(소금), 물, 단 3개 재료에 명인의 노하우를 더한 된장, 담양산 대나무와 서해안 천일염, 죽염, 지하수, 국산 콩, 쌀, 고춧가루로 만든 고추장, 기순도 장고지 항아리에서 숙성시킨 햇간장 구성.
장방 기순도
전통된장 • 500g
고추장 • 500g
전통간장 • 500ml
세트 10만원
맛간장 간장 피클용
레몬과 발효 식초, 매실을 적절하게 배합해 짜지 않고 깔끔한 맛이 특징.식초, 설탕 등 추가 양념 필요 없는 편리한 간장.
청정원 • 840ml, 7천6백50원
순마늘
국내산 토종 마늘을 매실 과육에 숙성해 마늘의 향과 맛을 높였다.
하나원 • 300g, 1만6천5백원
간장깻잎장아찌
깻잎과 매실청, 비법 간장으로 만든 간장 장아찌.
장방 기순도 • 300g, 1만3천원
울릉도 명이절임
자연산 울릉도 명이나물로 만든 입안가득 퍼지는 산마늘 향과 맛.
참섬지기 • 1kg, 4만9천원
맥조선간장 명이장아찌
맑고 은은한 간장에 100% 울릉도 자연산 햇명이를 담았다.
맥꾸룸 • 230g, 1만1천9백원
파장아찌
국내산 쪽파와 건오징어채, 밤을 썰어넣어 독특한 감칠맛이 특징.
하나원 • 500g, 2만7천원
울외장아찌
청주 주박에 1~3년간 숙성시킨 울외를 사용해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일품.
하나원 • 300g, 1만7천원
매실더덕
강원도에서 자연 재배한 4년근 더덕을 매실청, 고추장으로 버무렸다.
하나원 • 300g, 2만9천원
모듬장아찌(매운맛)
무·오이·매실·마늘 장아찌를 고루 섞어 만들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하나원 • 300g, 1만8천원
6월과 잘 어울리는 장아찌 식재료
6월에 담그면 좋은 매실 장아찌는 소금이나 설탕에 미리 재워 만든다. 단단한 참외와 장아찌용 오이도 매실처럼 수분을 빼야 맛있다. 반면 초록색 풋토마토는 그대로 담금물을 부어야 씹는 맛이 좋다. 봄 끝물에 채취한 순이나 잎채소는 향이 진해져 오히려 장아찌용으로 좋으며, 바닷가에서 자라는 함초도 6월이 적기. 통마늘도 제철인데 통이 벌어진 것은 매운맛이 지나치므로 피한다. 풋마늘과 마늘종은 소금·간장·고추장 장아찌로 두루 만들 수 있는 초여름 재료다.
맛있는 장아찌 담금물과 양념 비법
간장 절임물에 조청, 꿀 매실액과 채소 국물을 사용해도 좋다. 한소끔 끓일 때 마른 다시마를 넣으면 감칠맛이 산다. 장아찌 재료가 억세거나 쓰고 떫은맛이 과하면 물과 천일염을 10:1 비율로 섞어 소금물을 만들어 절이고, 절인 재료는 물에 헹군 후 물기를 짜서 장아찌를 만든다. 초벌로 절인 재료는 고추장이나 된장 장아찌로 만든다. 단맛 나는 재료를 입맛대로 더하고, 장의 점도를 조절하려면 과일청이나 간장을 조금씩 섞는다.
writer Kim Minkyoung 푸드 칼럼니스트
초여름 장아찌 레시피
간장 절임물은 간장, 설탕, 식초는 동량, 물은 간장의 6~8배 양을 넣고 한소끔 끓여 사용한다.
연근 장아찌
연근은 아삭아삭 맛이 좋아 장아찌 재료로 알맞다. 아린 맛이 날 수 있으므로 2~3일 정도 절인 다음 맛을 본다.
재료 | 연근 300g, 파프리카·양파 2개씩, 물 3컵,
간장·설탕·식초 1.5컵씩
HOW TO
1 연근은 물에 씻어 껍질을 벗긴 후 도톰하게 썬다. 파프리카는 꼭지와 씨, 심지를 제거하고 한 입 크기로 썬다. 양파도 파프리카와 비슷한 크기로 썬다.
2 미리 소독한 병에 손질한 채소를 모두 담고, 끓인 절임물과 식초를 붓는다.
3 한 김 식으면 뚜껑을 덮고 2~3일 정도 후에 먹는다.
참외 장아찌
단단한 참외로 장아찌를 담그면 은은한 향과 단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고들고들하게 씹는 맛이 그만이다.
재료 | 참외(작은 것) 6개, 소금 3~4큰술,
간장·식초·설탕 4컵씩
HOW TO
1 참외는 통째로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찬물에 담가 식혀 물기를 뺀다.
2 ①을 길게 반 갈라 씨를 빼내고 소금을 골고루 묻혀 약 6시간 동안 냉장고에 둔다. 절인 참외의 물기를 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린다.
3 병에 참외를 담고 절임물을 붓는다. 2~3일 정도 절인 후 먹는다.
통마늘·마늘종 장아찌
겉껍질이 바싹 마른 싱싱한 마늘을 골라 장아찌를 만든다. 마늘종 꽃대는 쉽게 무르므로 쓰지 않는다.
재료 | 통마늘 15~20개, 마늘종 300g, 물 3컵,식초·설탕 1.5컵씩, 간장·소금 1/2컵씩
HOW TO
1 통마늘은 뿌리와 마늘대, 겉껍질을 제거해 병에 담고, 식초와 물을 섞어 부어 일주일 정도 둔다.
2 통마늘을 절인 식촛물을 따로 받아 간장, 소금, 설탕을 넣어 절임물을 만든다.
3 병에 절인 통마늘, 손질한 마늘종을 넣고 절임물을 붓는다. 상온에서 10일 정도 숙성한 후 냉장보관하며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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