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는 Summer Hashtag #Summersnow展을 개최합니다. 여름을 색다른 시선으로 즐길 수 있는 키워드들을 선정하고 시각적으로 풀어낸 이번 전시는 계절의 특별한 모습을 선사합니다. 전시의 키워드인 섬머스노우(Summer Snow)는 햇빛에 반짝이는 파도거품이 눈처럼 흩날리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여름 한가운데, 파도의 물보라처럼 반짝이며 흩어지는 찰나의 순간들을 예술적 언어로 번역한 작업들은 때로는 시각의 층위로, 때로는 촉각의 잔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햇빛에 반사된 파도거품, 물방울의 빛과 그림자, 허공에 스미는 청량한 기운 등 전시장에서 마주할 여름의 다양한 면모는 더위의 계절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작가들의 작품은 여름이라는 한 시절이 품고 있는 감각의 레이어들을 투명하게, 혹은 흐릿하게 겹쳐 익숙한 계절을 낯선 감정의 차원으로 이끕니다. 계절이라는 물리적 시간의 틀 안에서 포착한 감각의 파편들은 무더운 계절 속에서 투명하고 몽환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공예가 김동완은 자연에서 유래한 유리의 물성과 빛의 관계에 집중하여 일상의 오브제 속에서 예술적 감흥을 끌어내는 공예 작업을 선보입니다. 빛이 반사되고 투과되며 만들어내는 유리 특유 다채로움과 공기방울을 가두어 놓을 듯한 작품의 자연스러운 기포는 투명하고 청량한 감각을 전달합니다. 김목요는 연필 특유의 질감이 도드라지는 드로잉을 통해 스쳐 지나가는 여름의 한 찰나들을 포착하여 가볍고 섬세하게 펼쳐냅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다와 물결의 모습을 담은 드로잉들은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시각이 아닌 감정으로 바라보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김수현은 왁스(wax)라는 재료와 물성의 재해석을 통해 생명과 자연의 존재에 대한 사유를 유도합니다. 쏟아지는 여름의 물보라를 연상시키는 조각작품들은 조용히 확장되는 생명력의 감각적 파동을 담아냅니다. 김연홍의 회화는 부유하는 계절과 순간들을 섬세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가의 감성이 돋보입니다. 어쩌면 작가의 상상 속 여름일지도 모르는 캔버스 화면들은 색의 번짐과 겹침에서 나오는 리듬을 통해 뜨거운 계절 속에 깃든 시원하고 청량한 숨결과 감정의 여운을 그려냅니다.
박소현의 동양화는 여름날 강렬한 햇빛 아래 터지는 물줄기의 동적인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작가는 순간의 물방울을 포착하며, 유동하는 물의 힘과 섬세한 반짝임을 순지 위에 정제된 감각으로 표현합니다. 이나하의 회화 속, 물 표면 안팎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과 장면은 차가운 숨결 속 역동적인 움직임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푸른 물과 하얀 거품, 사람의 살결이 형상 없이 휘몰아치는 작가의 회화는 물 속의 공간과 그 속에서의 움직임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허연화는 물의 밀도, 순간적인 흐름(유동성과 가변성)에 대한 미묘한 층위를 탐구합니다. 작가는 물의 촉각적 기억과 몸의 감각을 연결하며, 한여름에 내리는 눈처럼 낯설고 차가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빛과 그림자, 유리와 물성, 흐름과 잔상 등 섬머스노우(Summersnow)의 다양한 질감을 표현한 이들의 작품을 통해 여름의 새로운 면모를 경험하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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