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AK AT HOME
2020/12 • ISSUE 31
홈 파티가 많은 시즌, 집에서도 고급 레스토랑의 셰프 못지않은 스테이크 요리 솜씨를 발휘할 때다. 스테이크 레시피를 소개한다.
editorKim Jihye photographerSim Yunsuk
cook & recipePark Jeongwoon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더 마고 그릴 헤드 셰프
stylistKim Jinyoung
writer Jeong Donghyun 푸드 칼럼니스트
"불 맛이 극도의 열로 섬세한 탄 맛을 이끌어낸다면 지금 세계에서 유행하는 그릴링 grilling은 강한 화력과 동시에 그 지역에서 난 나무 향을 첨가해 또 다른 차원의 로컬리티를 추구하는 것이다."
고기 조리 방식의 변화
고기를 불에 익히면 연해지지만 동시에 질겨질 수도 있다. 콜라겐으로 이뤄진 결합 조직은 열을 만나면 녹아내려 고기를 연하게 만들지만 근섬유는 반대로 질기고 건조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비드sous-vide를 비롯한 조리 방법이 고안됐다. 본래 통조림 등 식품의 대량생산을 위해 고안한 수비드는 수조에서 일정한 온도(60~70℃)로 오랜 시간(12~24시간) 가열해 고기를 연하게 만든다. 그렇게 물컹해진 고기를 팬에 올려 살짝 구우면 누구도 실패하지 않는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즉 대량으로 빠르고 일관된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산업적으로, 또 미학적으로 어떤 최적점을 찾았다고 생각되던 것이 지난 세기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거의 완벽한 조리법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균일화된 품질이 오히려 비일상적인 경험을 필요로 하는 미식에 흠이 된 것이다. 그리고 스페인 빌바오Bilbao 산속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에체바리Etxebarri’에서 아주 오래된, 그래서 새로운 조리 방식이 생겨났다. 다시 불이었다. 이곳의 오너 셰프인 빅토르 아르긴소니스Victor Arguinzoniz는 독학으로 50대에 요리사가 되었다. 그가 끊임없이 파고든 재료는 불이었다. 그의 레스토랑은 미쉐린 별을 받았고, 세계 베스트 레스토랑 50위 안에 늘 이름을 올린다. 그를 추종하거나 최소한 그의 조리 방법을 모방하는 셰프들과 레스토랑들이 생겨났다. 시드니의 파이어도어Firedoor, 싱가포르의 번트 엔즈Burnt Ends는 모두 그와 함께 일하던 이들이 차린 곳이다. 노마Noma로 대표되는 북유럽풍의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새로운 미식의 흐름도 이런 조리 방법과 맞닿아 있다.
참나무 불길로 구운 스테이크
MEAT SELECTION
안심
허리등뼈 끝자락의 복강 안쪽 부분에 붙어 있는 단일 근육이며 복강 안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지 않아 소고기 부위 중 결이 가장 곱고 부드럽다. 소 한 마리에서 겨우 2~3%밖에 얻을 수 없는 최고급 부위다.
TIP
지방이 적고 담백한 살코기로 맛이 좋다. 팬 프라잉 조리 또는 저온에서 부드러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수비드 조리를 추천한다.
토마호크
인디언이 사용하던 묵직한 손도끼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소 갈비뼈를 따라 뼈와 고기를 길게 도려낸 부위로 망치 손잡이와 흡사해 ‘망치 스테이크’라고도 불린다. 꽃등심과 새우살, 늑간살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
TIP
드라이에이징을 통해 보다 풍부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부위. 가정에서는 하기 어려운 숙성법이라 구입해 먹는 것이 좋다.
부채살
낙엽살이라고도 불리는 부채살은 소 앞다리 위쪽 부분, 즉 어깨뼈 바깥쪽 하단부에 있는 부채 모양의 근육으로 지방량이 적고 육즙이 풍부해 양념 없이 살짝 굽기만 해도 육단백질의 은은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특히 부채의 살처럼 마블링과 함께 뻗어 있는 힘줄이 쫀득하게 씹히는 맛과 특유의 감칠맛이 특징이다.
TIP
진하고 육즙이 풍부해 양념 없이 살짝 굽기만 해도 은은하게 풍기는 고기 향이 좋다. 지방질이 적기 때문에 그릴 팬에 굽는 방법이나, 오래 구웠을 때 자칫 퍽퍽할 수 있는 식감을 보완하기 위해 저온에서 부드러움을 극대화시키는 수비드 조리법도 추천한다.
채끝
소 허리 뒷부분에 있는 등심근으로 소고기의 부드러운 육단백질과 근내 지방의 고소한 향미가 어우러지는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부위다. 적당히 구웠을 때 풍부한 육즙과 마블링의 풍미를 맛볼 수 있다.
TIP
팬 프라잉 또는 그릴 팬 조리가 적합하다. 굽는 것이 어렵다면 ‘겉바속촉’의 맛을 균일하게 낼 수 있는 에어프라이어를 추천한다. 단, 시간을 꼭 지켜서 오버쿡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티본
소의 척추뼈를 가로로 잘라 생긴 T자 모양의 뼈를 중심으로, 안심과 채끝등심이 함께 붙어 있는 부위로, 등심 부위가 더 크다. 안심 부분이 더 큰 스테이크는 포터하우스 스테이크라 부른다. 엘본은 채끝 등심에 뼈를 남기고 정형한 것이다.
TIP
하나의 스테이크로 두 가지 부위를 맛볼 수 있는데, 등심보다 안심이 더 빨리 익어 구워지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익히는 데 까다롭다.
살치살
윗등심살 앞부분에 붙어 있는 삼각형의 근육을 근간 지방을 제거하고 마블링이 좋은 살코기만 분리한 부위. 소고기 부위 중 하얀 눈꽃이 핀 것 같은 마블링이 가장 좋고 부드러워 구웠을 때 입안에서 녹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
TIP
바로 먹는 것보다는 냉장고에 하루 이상 숙성하면 맛이 더 뛰어나다. 팬 프라잉 또는 그릴 팬 조리를 추천한다. 구울 때 나는 향도 담백하다.
등심
등심 부위는 소의 등줄기를 따라 머리 쪽부터 윗등심살, 꽃등심살, 아랫등심살로 나뉜다. 제1등뼈에서 제5등뼈까지의 부위를 정형한 것으로, 근간 지방이 많지만 각 근육에 근내 지방도 많아 마블링의 풍미가 풍부하고 맛도 좋다.
TIP
윗등심살은 다른 등심살과 마찬가지로 육색이 선홍색인 것이 좋은데, 대체로 고기 결이 곱고 연하며 육즙이 풍부하다.
토시살
모양이 팔에 끼는 토시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으로, 소 한 마리당 한 덩어리만 생산되는 부위다. 육색이 짙고 지방 함량이 낮으며 고기 결이 거칠고, 마블링이 거의 없지만, 근섬유가 부드럽고 육즙이 진하다.
TIP
가운데 연한 힘줄이 있고 육단백질도 부드러운 편이라 구워 먹으면 쫄깃쫄깃 씹는 맛이 독특하다. 씹을수록 육즙이 터진다.
STEAK RECI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