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입맛을 깨우는 절임 음식
국가무형유산인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이자 ‘온지음’ 조은희 셰프가 제철 식재료를
가장 맛있는 순간까지 이어가는 절임 레시피를 제안한다.
editor Kim Minhyung photographer Sim Yunsuk stylist Kim Jinyoung
advisor Cho Eunhee 국가무형유산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
저장의 지혜, 절임
시간, 제철 식재료, 발효의 균형 속에서 완성되는 절임은 식탁에 풍미와 계절의 감각을 더한다.
동서양 절임의 유래
냉장 기술이 없던 고대에는 제철 채소와 과실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절임 방식을 활용했다. 소금, 식초, 당분과 발효를 이용해 채소, 과실, 육류 등을 저장했고, 지역마다 고유한 절임 문화가 발전했다. 동양에서는 곡물의 발효와 장 문화가 발달하며 한국의 장아찌와 김치, 일본의 쓰케모노와 우메보시, 중국의 자차이와 파오차이 같은 저장 음식이 일상적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한국은 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활용해 사계절 식재료를 다양하게 저장했다. 서양에서는 육류 위주의 식단과 염장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해 절임 문화가 발전했다
몸에 이로운 절임 음식
소금 절임은 삼투압 작용으로 유해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발효 절임은 미생물이 영양소를 잘게 분해해 소화 흡수율을 높이고 장내 유익균을 늘려준다. 아울러 장류 숙성은 면역력을 높이는 필수아미노산과 항암 물질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절이는 방식에 따른 풍미 조합 비법 TIP
식초 절임은 튀김이나 육류처럼 기름진 음식에 곁들이면 산뜻한 산미가 느끼함을 정리해준다. 당 절임은 치즈나 요거트, 디저트와 함께했을 때 달콤한 풍미와 과실 향이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소금 절임은 담백한 생선 요리나 차가운 면 요리와 잘 어울리고, 간장 절임은 밥과 구이에 깊은 감칠맛을 더한다. 발효 절임은 와인이나 사케처럼 발효 향을 지닌 주류와 조화를 이루며 음식의 여운을 더욱 길게 남긴다.
여름에 더 맛있는 이유
무더운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도로 입맛이 쉽게 떨어지고, 음식의 풍미 또한 무겁고 둔하게 느껴지기 쉽다.
특히 여름처럼 차갑게 먹는 음식이 많아지는 계절에는 맛의 대비가 약해지기 때문에, 입안의 감각을 선명하게 깨워주는 산미와 감칠맛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우선 절임 특유의 새콤한 산미와 짭짤한 풍미는 혀의 감각을 빠르게 환기시키며 음식 맛을 더욱 또렷하고 입체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식초 절임이나 가벼운 피클은 냉파스타와 메밀 면, 해산물 요리, 차가운 샐러드와도 조화를 이루는데, 산뜻한 산미가 음식 전체의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이다. 기름진 육류나 그릴 메뉴와 함께할 때도 절임의 산미는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다. 또 절임의 산미는 침 분비를 자극해 더위로 둔해진 식욕을 자연스럽게 환기하기도 한다. 최근 다이닝 신에서도 코스의 흐름을 환기하고자 중간에 오이와 토마토, 자두, 살구 같은 제철 식재료를 짧은 시간 절여 내놓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한 입의 절임은
입안의 흐름을 정리하고 그다음 메뉴의 맛을 더욱 선명하게 끌어올리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
제철 풍미를 살리는 기본 절임 방식
1 식초 절임
식초의 산미를 활용해 재료를 산뜻하고 선명한 풍미로 저장하는 방식이다.
2 소금 절임
소금이 재료의 수분을 빼내 맛을 응축시키고 보존성을 높이는 가장 오래된 저장 방식이다.
3 당 절임
설탕이나 시럽에 과실 등 재료를 천천히 숙성시켜 달콤한 풍미와 향을 오래 유지하는 방식이다.
4 간장 절임
간장의 짠맛과 감칠맛이 재료에 깊이 배어들며 풍미를 더욱 진하게 완성하는 저장 방식이다.
집에서 손쉽게 만드는 절임
염장부터 식초 절임, 당 절임, 발효 절임까지 재료와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절임의 매력을 다채로운 레시피로 소개한다.
Q 집에서 절임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A 시간과 숙성을 통해 맛을 천천히 완성해가는 음식이기 때문에 재료 선택부터 보관 과정까지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선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 수분과 향이 충분히 살아 있는 채소와 과실일수록 절였을 때 식감과 풍미가 더욱 선명하게 살아나며, 숙성 과정에서도 맛의 균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절임에 사용하는 유리병이나 용기는 반드시 열탕 소독하거나 완전히 건조한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물기나 오염이 남아 있을 경우 불필요한 미생물이 증식해 맛이 변하거나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과 식초, 설탕, 간장 등 절임액의 비율 또한 중요하다. 소금은 재료의 수분을 조절해 보존성을 높이고, 식초는 산미를 더하며 미생물 증식을 억제한다. 설탕은 과실의 향과 풍미를 부드럽게 응축시키고, 간장은 재료에 깊은 감칠맛을 더한다.
" 여름처럼 차갑게 먹는 음식이 많아지는 계절에는 맛의 대비가 약해지기 때문에,
입안의 감각을 선명하게 깨워주는 절임 특유의 산미와 감칠맛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
간장 절임
사포닌 한 입, 아삭한 두릅
두릅 장아찌는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여름철 무더위로 지친 몸의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봄 두릅은 금, 여름 두릅은 은’이라 불릴 만큼 두릅에는 단백질과 비타민 C, 칼슘 등이 풍부하여 여름철 땀으로 손실되기 쉬운 필수영양소를
채워주는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 된다.
두릅 장아찌
재료 두릅, 간장 1L, 물 1L, 설탕 2.5L, 술 200ml, 맛술 200ml, 건고추 3개, 통후추 1큰술
1 봄나물이 나오는 시기에 가장 연하고 향이 좋은 두릅을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데친다.
2 두꺼운 부분은 반으로 갈라 데친다. 덜 데치면 가운데 색이 변한다.
3 찬물에 빨리 헹궈 식힌 후, 미리 끓여 식혀둔 장아찌 간장물을 붓는다.
4 이틀 정도 지나면 먹을 수 있다.
간장 절임의 대체 식재료
아스파라거스, 버섯, 풋콩 꼬투리
매장에서 만나요
발효 절임
배추의 시원한 감칠맛이 일품
묵은지 절임이 여름철에 더욱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배추의 깊은 단맛과 발효에서 비롯된 선명한 산미가 더위로 잃은 입맛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배추는 절이고 숙성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지며 맛이 응축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은은한 단맛과 감칠맛이 더욱 짙어진다. 특히 오래 숙성된 묵은지는 발효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 덕분에 입안에 또렷하고 시원한 산미를 남긴다.
묵은지 절임
재료 묵은지, 간장 200ml, 매실액 200ml, 물 125ml, 맛술 150ml, 참기름 1큰술
1 한 해 지난 배추 김치는 소를 털어내고 씻는다.
2 간장에 매실액, 물, 맛술을 넣어 섞는다.
3 김치를 먹기 좋게 잘라 그릇에 담고, 참기름을 먼저 넣어준 뒤 ②의 양념간장을 붓는다.
4 항아리나 밀폐 용기에 담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숙성시킨다.
발효 절임의 대체 식재료
가지, 양배추, 더덕
매장에서 만나요
식초 절임
담백한 죽순의 아삭한 식감
죽순은 초여름에 부드럽고 아삭한 식감이 가장 두드러진다. 산뜻한 단촛물에 절이면 죽순 특유의 청량한 풍미가 더욱 선명하게 살아나며, 무더운 여름철 입맛을 가볍게 깨워준다.
죽순 초절임
재료 죽순, 단촛물(물 300ml, 식초 200ml, 설탕 170g, 레몬즙 100ml, 소금)
1 죽순이 나오는 시기에 햇죽순을 구입해 껍질을 벗긴다.
2 쌀뜨물에 죽순을 넣고 30~40분 정도 삶는다.
3 삶은 죽순을 체에 밭쳐 식히고 죽순의 아린 맛을 뺀다.
4 아린 맛이 다 빠지면 빗살을 살려 먹기 좋게 썬다.
5 분량의 재료로 단촛물을 만들어 죽순에 붓는다.
6 단촛물이 충분히 배도록 하루 정도 냉장 숙성한다.
7 숙성된 죽순은 물기를 가볍게 빼고 유자 껍질이나 홍고추를 곁들인다.
식초 절임의 대체 식재료
콜라비, 궁채, 생강
매장에서 만나요
소금 절임
감귤의 쌉싸래한 향이 서린 산미
영귤은 풋귤 특유의 선명한 산미와 향을 지닌 감귤류로,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데 특히 좋은 식재료다. 비타민 C와 유기산이 풍부해 더위로 지치기 쉬운 계절에 활력을 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금에 절이면
영귤의 강한 산미는 한층 부드럽게 정리되고, 감귤 껍질 특유의 향긋한 아로마는 더욱 깊고 또렷하게 살아난다. 짭짤한 맛과 은은한 쌉싸래함이 어우러지며 차가운 면 요리나 생선, 탄산음료와도 산뜻하게 조화를 이룬다.
영귤 소금 절임
재료 영귤, 물 2L, 소금 500g
1 영귤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앤 다음 저장 용기에 담는다.
2 물에 소금을 풀어 잘 녹인 후 영귤이 잠길 정도로 붓는다. 떠오르지 않게 잘 보관해두었다가 3개월 이후 꺼내 먹는다.
소금 절임의 대체 식재료
오이, 비트, 청귤
매장에서 만나요
당 절임
향긋한 산미로 입맛 되찾기
유자 껍질에는 과육보다 더 풍부한 향과 비타민 C가 들어 있어 상쾌한 아로마와 깊은 풍미를 오래 즐길 수 있다. 껍질을 설탕에 천천히 절이면 유자의 쌉싸래한 맛은 부드럽게 정리되고, 감귤류 특유의 향긋함과 달콤한 풍미가 더욱 또렷하게 살아난다.
유자 당 절임
재료 유자 3kg, 설탕 3kg
1 유자는 깨끗이 씻은 후 물기를 없애고 4등분해 가운데 씨를 뺀다.
2 유자 껍질의 무게를 재서 설탕을 동량으로 큰 볼에 넣고 재어둔다.
3 하루 지나면 수분이 나오고 설탕이 녹는다. 남은 설탕을 잘 녹인 후 저장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 떠오르지 않게 한다.
4 냉장 보관한 유자 껍질 절임은 두텁떡, 유자 소스 등을 만들 때 사용하면 좋다.
당 절임의 대체 식재료
풋자두, 모과, 앵두
매장에서 만나요
절임 한 점과 함께 즐길 만한 메뉴
절임의 산미와 감칠맛이 살아나는 조화로운 곁들임 메뉴를 소개한다.
두릅 장아찌 프로슈토 말이
쌉싸름한 두릅과 짭조름한 프로슈토의 조합
두릅 장아찌의 향과 맛은 육류와 잘 어울리며, 특히 육류의 기름진 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염분을 살짝 제거한 두릅 장아찌를 프로슈토 또는 잠봉으로 말아준 후, 치즈를 살짝 뿌려 먹어보자.
1 두릅 장아찌는 페이퍼 타월에 올려 물기를 완벽히 제거한다.
2 감자와 콜리플라워를 삶은 다음 버터와 생크림을 넣고 부드럽게 갈아 퓌레를 만들어 한 김 식혀둔다.
3 프로슈토에 ②의 퓌레를 넉넉히 바르고 ①의 두릅 장아찌를 하나씩 올려 돌돌 만다.
4 접시에 ③의 롤을 담고 윗면에 잘게 다진 잣가루 고명을 솔솔 뿌려 완성한다.
매장에서 만나요
전복 버터 구이와 죽순 절임
죽순의 아삭한 식감과 산미의 조합
전복 버터 구이에 죽순 초절임을 곁들이면 전복의 부드러운 맛과 버터의 고소한 맛을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만약 전복이 없다면, 죽순과 조합이 괜찮은 또 다른 해산물인 대하를 활용해볼 것을 권한다
1 전복은 깨끗이 손질한 후 내장을 제거한다.
2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전복을 넣어 앞뒤로 굽다가 버터 ½큰술을 넣고 끼얹어가며 겉면이 노릇해지도록 굽는다.
3 전복을 한 입 크기로 자른 뒤 접시에 담고, 파채와 부추 고명을 올린 다음 죽순 절임을 곁들여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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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묵은지 카펠리니
한국의 산미를 곁들인 파스타
쫄깃하고 아주 얇은 카펠리니 면에 송송 썬 묵은지를 넣어 들기름 오일 소스에 살짝 버무려 먹는 메뉴. 아삭하게 씹히는 묵은지의 식감에 갑오징어 슬라이스를 더해 쫄깃한 맛을 살린 면 요리다.
1 묵은지 절임은 물기를 꼭 짜내 길게 송송 썰고, 갑오징어는 칼집을 내서 한 입 크기로 자른다.
2 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청간장 1큰술과 고운 들깻가루 1큰술을 넣어 ①을 넣고
빠르게 볶아 한 김 식혀둔다.
3 쫄깃하게 삶아 식혀둔 카펠리니 면을 ②에 넣고 저온 압착 들기름 2큰술을
넉넉히 둘러 잘 버무린다.
4 ③을 접시에 담고 바삭하게 구워 부순 통들깨와 송송 썬 실파를 올려 완성한다
매장에서 만나요
연어 파피요트
촉촉한 연어에 얹은 영귤 절임
연어, 대구나 가자미 같은 흰 살 생선에 아스파라거스, 샬롯, 영귤 절임 슬라이스를 올려 종이 유산지에 감싼 후 오븐에서 찌듯이 익혀 먹는 메뉴. 만드는 과정에서 영귤 소금 절임의 짭조름함과 상큼한 향이 생선에 잘 배어들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영귤 슬라이스가 돋보이도록 연어 윗면에 올린다.
1 손질한 연어 필레를 가운데 올리고 아스파라거스와 샬롯, 미니 당근을 담은 후 올리브유를 골고루 뿌린다.
2 연어 윗면에 슬라이스한 영귤 절임과 딜, 타임 등 허브를 올린 다음 유산지를 접고 양 끝을 잘 여며 180℃로 예열한 오븐에서 15분간 굽는다.
3 접시에 파피요트를 올린 후 유산지를 개봉해서 후춧가루를 뿌리고 하와이안 블랙 솔트를 곁들여 낸다.
신세계 절임 제품
1 고기 옆 필수 반찬, 곰취 장아찌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풍미와 장인의 비법이 어우러져 고기 요리에 최적의 짝꿍이 되어준다.
발효:곳간 • 곰취장아찌 • 300g, 2만원
2 1년간의 발효, 울외 장아찌
자극적이지 않은 감칠맛과 씹을수록 즐거운 아삭함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찾아주는 밥도둑.
발효:곳간 • 울외양념장아찌 • 300g, 1만9천원
3 마늘 본연의 알싸함, 순마늘 장아찌
알알이 꽉 찬 100% 국산 마늘만 엄선해 아삭함과 매실 원액의 감칠맛이 돋보인다.
HANAWON• 순마늘 R• 360g, 2만1천원
4 아삭한 잎사귀의 맛, 명이나물 장아찌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잎사귀에 특제 간장 소스가 쏙 배어들어 짜지 않고 산뜻한 감칠맛을 낸다.
HANAWON• 명이나물 R• 360g, 3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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