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더샵의 새로운 이름들
동시대 패션의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사수피, 알렉산더 디제노바의 디자이너들과 나눈 대화.
분더샵에서 발견한 차세대 크리에이티브의 비전과 철학을 전한다.
SA SU PHI
절제된 우아함으로 완성한 현대적 여성성
밀라노 기반의 럭셔리 브랜드 ‘사수피(SA SU PHI)’는 사라 페레로(Sara Ferrero)와 수잔나 쿠코(Susanna Cucco), 두 디자이너의 오랜 패션 커리어와 정제된 미학을 바탕으로 출발했다. 브랜드명은 창립자들의 이름 앞 글자(SA, SU)와 황금 비율(PHI), 그리고 프랑스어 ‘ça su$ t(이것으로 충분하다)’에서 착안했다.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환경 속에서 사수피는 ‘enoughness(충분함의 미학)’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가치에 집중한다.
사수피의 세계관은 명확한 기준과 확고한 취향을 지닌 현대 여성을 중심에 둔다. 세련되지만 실용적이고, 구조적이지만 편안한 옷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의 목표다. 사수피가 강조하는 ‘여성성의 기반(Architecture of Femininity)’ 역시 이러한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사수피의 모든 컬렉션은 건축적 비율과 섬세한 소재의 변주를 통해 여성적 실루엣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와 더불어 과장된 장식보다 일상에서 늘 함께할 수 있는 우아함을 담아낸다. 트렌드에 휩쓸리기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디자인에 집중하는 점 역시 중요한 특징이다.
브랜드의 시작이자 핵심 카테고리는 니트 웨어다. 최고급 이탈리아 캐시미어를 기반으로 한 니트 웨어는 사수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아이코닉 아이템. 부드러운 촉감과 안정적 구조감을 동시에 담아내
브랜드 특유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 정교한 테일러링과 슈트 컬렉션을 더해 사수피만의 균형잡힌 워드로브를 완성한다.
사수피는 화려함보다 균형과 완성도에 집중한다. 절제된 실루엣과 소재 중심의 접근은 최근 콰이어트 럭셔리의 흐름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사수피는 자신만의 속도로 조용하지만 분명한 미학을 실현하고 있다. 일상의 순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우아함 역시 사수피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editorKim Yeongah
패션 디자이너
SA SU PHI의
SARA, SUSANNA
Q 시그너처 피스를 꼽는다면?
Sara. 슈트입니다. 여성이 말을 하기 전, 그녀가 입은 옷의 테일러링만으로 존재감이 정의되는 순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속 미란다 프리슬리처럼요. 잘 재단된 슈트는 단순한 옷을 넘어 태도와 힘을 상징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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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룩을 완성하는 필수 아이템은?
Sara. 재킷과 니트, 완벽한 슈즈, 그리고 가장 중요한 안경입니다. 안경은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라 제 스타일과 분위기를 완성해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KHAITE• 안경 • 9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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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존경하는 디자이너는?
Susanna. 실험적인 스타일을 선보이는 슈즈 디자이너 프란체스코 루소를 좋아합니다. 그의 슈즈 디자인은 현대적 여성미와 건축적 구조미가 아름답게
공존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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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만의 옷 입는 방식이 있다면?
Sara. 클래식한 아이템에 편안한 요소를 섞는 걸 좋아합니다. 니트에 이브닝드레스를 매치하는 식의 의외성도 즐기고요.
COURRÈGES • 드레스 • 1백1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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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가장 큰 영감을 준 전시는?
Sara. 로스앤젤레스 더 브로드 미술관에서 본 바스키아 전시입니다. 자유로운 에너지와 강한 색감, 작품의 거친 표현 방식과 생생한 리듬감이 인상 깊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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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
Susanna. 남아메리카입니다. 도시마다 전혀 다른 문화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매력적이었습니다. 거리의 색감과 자유로운 분위기 역시 특별하게 느껴져, 여행할 때마다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얻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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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ALEXANDER DIGENOVA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제 브랜드 제품을 처음 입은 유명인 에이셉 내스트(A$AP Nast)와의 경험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제 재킷에 관심을 보여 한 벌 건넸는데, 계속 착용하는
모습을 보며 제 디자인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듯 특별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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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상에서 가장 자주 입는 아이템은?
A 제 브랜드의 무지 티셔츠를 자주 입습니다. YZY 슬라이드나 부츠와
함께 편하게 스타일링하곤 합니다.
Q 패션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로스앤젤레스에서 자연스럽게 스케이터와 서퍼 문화의 영향 아래 성장했습니다. 그 문화에서 스타일은 곧 정체성의 일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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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 관리 루틴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일주일에 세 번 운동과 사우나를 꾸준히 합니다. 최근에는 매일 아침 성경을 읽으며 신앙적인 삶도 유지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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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가장 관심 있는 문화적 흐름은?
A 와비사비(비움과 불완전함의 미학)입니다. 완벽하지 않은 것에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태도에 큰 매력을 느낍니다. 최근 작업에서도 이러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Q 영감을 주는 인물이 있다면?
A 예(Ye)입니다. 패션과 음악, 문화 전반에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방식에서 큰 영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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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ANDER DIGENOVA
경계를 허무는 실험적 테일러링
알렉산더 디제노바는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다. 스트리트 웨어와 쿠튀르, 펑크와 서브컬처를 결합한 독창적 디자인을 선보인다. 서로 다른 문화와 감각을 자유롭게 섞으며 브랜드만의 강한 분위기를 구축해왔다. 거친 에너지와 정교한 장인 정신이 공존한다는 점 역시 알렉산더 디제노바 컬렉션의 특징이다.
브랜드의 기원은 디자이너가 경험한 로스앤젤레스의 도시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낡은 옷과 거리 문화, 그리고 수준 높은 로컬 생산 환경은 브랜드 특유의 ‘chaos’와 ‘craftsmanship’ 미학을 만들었다. 밀리터리 웨어와 워크 웨어 같은 익숙한 실루엣에 실험적 워싱과 해체적 디테일을 더하는 방식이 시그너처로 자리 잡았다. 자유롭지만 균형감 있고, 거칠지만 정교한 분위기가 컬렉션 전반에 반영된다. 빈티지 문화와 음악에서 받은 영향 역시 디자인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알렉산더 디제노바의 컬렉션은 단순한 옷 이상의 태도를 보여준다. 펑크적 감성과 럭셔리 패션의 디테일을 결합해 독자적 분위기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래퍼 에이셉 내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 아이콘 이 그의 옷을 착용하며 자연스럽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음악과 패션, 서브컬처를 유연하게 오가는 감각 역시 브랜드 정체성의 중요한 요소다. 최근에는 보다 정교한 테일러링과 소재 실험을 통해 컬렉션의 폭을 확장해가고 있다. 알렉산더 디제노바의 모든 제품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생산한다. 패턴부터 소재, 워싱까지 대부분의 과정을 직접 컨트롤하며 완성도를 유지한다. 빠르게 소비되는 유행을 좇기보다 엄격한 제작 과정과 정교한 디테일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브랜드의 철학을 드러낸다. 알렉산더 디제노바는 독보적인 감각과 속도로 브랜드의 방향성을 꾸준히 확장해가고있다. 최근에는 패션 외에도 홈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충분한 완성도를 갖췄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행보 역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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