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팥 한 줌의 에너지
부드럽게 알갱이가 풀리며 자아내는 고소한 향.
다양한 요리에 곁들이기 좋은 식재료 팥은 어디서든 제 몫의 존재감으로 깊이를 더한다.
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건강한 단맛과 균형 잡힌 영양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전통 식재료였던 팥이 세련된 감성으로 돌아온 것이다. 단팥빵이나 찹쌀떡의 재료로만 여겨졌던 팥은 이제 팥 밀크티,
팥 페이스트 등의 현대적 메뉴로 재탄생하며 ‘저당식 웰빙 디저트’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전통의 현대적 재해석이 있다. 팥은 본래 기름기가 적고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포만감이 오래가며 혈당을 완만히 유지시킨다. 이런 특성 덕분에 ‘클린 다이어트’와 ‘저당 웰니스’ 키워드와도 흐름을 같이하며 트렌디한 식재료로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팥을 분말 형태로 가공해 요거트, 오트밀, 그래놀라에 더하거나 팥 소스를 감귤·코코넛 밀크와 섞어 식물성 단백질 기반의 디저트로 즐기는 레시피가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팥은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곡물 단백질’의 대표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100g당 단백질이
약 20g으로 일반 콩과 비슷한 수준이며, 비타민 B군과 철분·마그네슘·칼륨이 풍부해 에너지 대사와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다만 팥은 껍질에 올리고당이 많아 생으로 섭취하면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는데, 충분히 불리고 삶는 과정을 거치면 이 성분이 줄어 소화 흡수가 훨씬 잘된다.
예로부터 팥을 익히는 시간을 중요시해온 이유다.
최근에는 ‘작지만 강한 곡물’ 팥이 웰니스 식단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밥반찬이나 디저트 재료로만 여겨졌던 팥의 변화를 주목해보자. 이제 팥은 발아 과정을 통해 가바(GABA) 함량이 두 배 이상
증가하고 항산화 물질까지 풍부해지는 등 새로운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editor Kim Minhyung photographer Hong Jieun, Kong Minyoung, Seo Jongwoo
일품 곡물 팥의 무한 효능
몸속 균형을 잡아주고 건강의 리듬을 되찾아주는 팥의 영양학 정보를 업데이트해보자.
우리가 몰랐던 ‘발아 팥’의 잠재력
조용히 물을 머금은 팥 한 알이 깨어나는 순간, 그 안에서는
단순한 발아를 넘어선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 생명력을 틔우는 과정에서 아미노산이 ‘GABA(감마아미노낙산)’로 전환되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신경의 흥분을 완화해 스트레스와 혈압을 조절한다. 이로써 발아 팥은 숙면과 안정감을 돕는 천연 안정제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 팥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GABA 함량과 풍부한
항산화 물질 덕분에 이 작은 알갱이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몸과 마음의 균형을 다스리는 과학적인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한 GABA, 마음의 균형을 설계하다
최근 전 세계 식음료 시장에서는 GABA가 ‘정신적 웰니스’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GABA가 기능성 표시 식품(FFC)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성분으로,
‘GABA 초콜릿’이나 ‘GABA for Sleep’ 같은 제품이 대중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신경 과학 기반의 무알코올 음료 ‘Sentia’나 ‘Kin Euphorics’가 GABA 시스템을 자극해 ‘마시는 이완’을 제안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GABA는 더 이상 실험실 안의 성분이 아니라 일상에서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균형을 돕는 문화 코드로 확장되고 있다.
GABA 트렌드의 중심, ‘식물성 안정제’ 팥
한국 역시 GABA 열풍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제도와 인프라를 정비 중이다.
식약처가 ‘L-글루탐산 발효 가바 분말’을 수면 질 개선 기능성 원료로 인정함에 따라 관련 시장이
전 세대로 확산되고 있다. 동시에 전통 발효식품 등에서도 GABA 함량이 높다는 점이 부각되며,
‘기분·혈압 케어’와 같은 건강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소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발아 과정에서 GABA와 항산화 물질이 동시에 늘어나는 팥은 과학적 근거와 자연의 에너지를 동시에 지닌 ‘식물성 안정제’로서
가장 설득력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작은 한 알의 발아 팥이 전 세계적인 웰니스 트렌드의 한가운
데서 새로운 가능성을 피워내고 있다.
팥의 식궁합
YES 찹쌀, 현미, 보리
팥과 찹쌀은 궁합이 좋은 한 쌍이다.
점성과 단맛이 팥의 구수함을 감싸며, 단팥죽이나 시루떡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을 완성한다
YES 대추, 아몬드, 잣
대추의 천연 당분이 팥의 구수함을 부드럽게 감싸고, 아몬드와 잣의
불포화지방산이 팥의 단백질 흡수를 도와 영양이 풍성해진다.
NO 생선, 닭고기
팥의 단백질은 식물성이고, 닭·생선은 동물성이기 때문에 소화효소가 다르게 작용한다.
위에서 소화되지 못해 단백질의 활용도가 낮아진다.
NO 커피, 홍차, 녹차
탄닌 성분은 팥 속의 철분과 단백질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홍차의 경우 떫은맛이 팥의 고소한 풍미를 눌러 맛의 균형이 깨진다.
팥의 오해 걷어내기
건강 식재료 팥의 맛과 영양을 배가할 수 있는 쏠쏠한 상식을 모았다.
q 팥은 살이 찌는 음식이다?
A 많은 사람이 팥을 단팥빵·팥빙수·앙금 등 ‘달달한 음식’으로만 접해왔기 때문에, 팥 자체를 ‘고칼로리 식재료’로 오해하는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팥 100g당 열량은 약 130~140kcal로 같은 양의 밥보다 낮다.
게다가 팥의 탄수화물은 단순 당이 아닌, GI 지수가 45 내외인 복합 탄수화물 형태로 흡수 속도가 느리다.
또한 알려진 대로 팥은 식이 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고, 사포닌이 지방 흡수를 억제해 체중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q 혈압이나 신장에 해롭다?
A 팥은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 질환자에게 부담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다수의 사람들보다는 특정 케이스의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건강한 일반인의 경우 팥의 칼륨이 나트륨 배출을 도와 오히려 혈압 조절과 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또한 팥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이뇨 작용을 촉진해 부기를 줄여준다.
즉, 팥은 순환과 균형을 돕는 디톡스 식재료에 가깝다.
q 팥은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A 팥 껍질에는 올리고당과 피틴산이 들어 있어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혔을 때는 더부룩함을 느낄 수 있다.
때문에 ‘팥은 속이 불편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겼지만, 사실 이는 조리법 문제다.
팥을 조리할 때, 한 번 끓인 뒤 첫 끓임물을 버리고 다시 삶거나, 발아(싹틔우기)하면 올리고당이 분해돼 소화가
훨씬 잘 된다. 또한 최근에는 압력솥 대신 저온 숙성 방식으로 천천히 익혀서 항영양소를 줄이는
팥죽·팥밥 레시피도 흔히 볼수 있다.
팥이라는 취향
뜨끈한 팥죽 한 그릇으로 남녀노소의 입맛을 사로잡은 국가대표 팥 맛집.
가마솥에서 피어나는 고소함
옥루몽
옥루몽 안으로 들어서면 매일 아침 국산 팥을
가마솥에 직접 삶아 앙금을 만드는 전통 공정이
이어진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가마솥 전통 팥빙수.
설탕을 최소화해 팥 고유의 고소함과 곡물의
깊은 향이 살아 있다.
팥죽 또한 인기 메뉴로, 잣·해바라기씨·계피가루 등 고소한 토핑이 더해져 묵직한 단맛을 완성한다.
주소 서울 서대문구 연대동문길18
문의 0507-1445-0345
산책로에서 만난 팥
일호단팥
경의선 숲길 산책 동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산책 전후 들르기 좋은 일호단팥.
메뉴는 단맛을 절제해 팥의 고소한 풍미를 전면에
드러낸다. 팥빙수는 곱게 간 우유 얼음 위에 정성껏 삶은 팥을 듬뿍 올려 질감의 대비가 뚜렷하다.
시그너처 메뉴인 오방떡은 쫀득한 식감과
따뜻한 온도로 간단한 끼니로 좋다.
주소 서울 마포구 백범로16길 1 1층
문의 0507-1436-0665
양갱 한 입의 여유
앵강마켓
남해 바다를 따라 달리다 보면 감각적인 로컬 편집숍 겸티 카페 ‘앵강마켓’이 모습을 드러낸다.
팥 양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남해산 유자·산딸기 등으로 블렌딩한 차와
보리커피, 호지차 라테가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
지역 특산품을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선보이며
‘선물 같은 공간’ 이라는 콘셉트를 완성했다.
주소 경남 남해군 남면 남서대로 772
문의 055-863-0772
매장에서 만나요
팥 양갱에 녹아든 서울의 멋
을지로 적당
을지로 한복판 빌딩 숲 사이에 자리한 ‘적당’은 팥을 중심으로 한 디저트를 정갈하게 풀어낸 공간이다.
과하게 달지 않고 팥 본연의 풍미를 살린 양갱과
모나카, 팥라테 등으로 구성된 메뉴를 선보인다.
예컨대 밤 양갱이나 밀크 티 양갱은 통밤이나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식감과 맛에 변주를 주되
달기만 하지도 않다.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 29 1층
문의 0507-1312-8928
팥의 매력에 대한 경우의 수
모찌방
일본식 찹쌀떡 ‘모찌’와 ‘오하기’를 한국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저트 전문점 ‘모찌방’에서는
8종의 모찌를 비롯해 양갱, 캐러멜, 푸딩, 우키시마등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방문자들에게 만장일치로 높은 평점을 받는
시그너처 메뉴는 말차 파르페다. 특히 여름철에는
촉촉한 식감의 물 양갱, 미즈요캉도 선보인다.
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로75길 41
문의 0507-1325-6851
서울 3대 팥죽 맛집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1980년대 초부터 북촌 어귀를 지켜온 팥 전문점
‘서울서 둘째로잘하는집’은 국산 팥을
직접 삶아 쓰며, 설탕을 최소화해 팥 본연의
고소함과 담백한 단맛을 살린 팥죽을 선보인다.
특히 알갱이의 질감이 살아 있고 위를
편안하게 덮는 부드러운 농도가 매력적이다.
빙수의 단팥 역시 먹을수록 고소한 여운을 남긴다.
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122-1
문의 02-734-5302
매장에서 만나요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나는 ‘팥’
양갱, 팥죽, 빙수 등 일상에서 시시때때로 즐길 수 있는 팥의 소소한 매력을 전하는 맛집.
한식 디저트의 정수, 팥의 미학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
하우스오브신세계 디저트살롱은 한국 식문화
유산을 연구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공간이다.
디저트살롱에서 제안하는 차와 병과는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직접 개발한 메뉴로, 제철 식재료의 깊은 풍미를 담고 있다. 11월에 새롭게 선보이는 팥죽은 국산 팥을 푹 고아낸 은은한 단맛에 새알, 바삭한 밤튀김, 고소한 밤가루, 구운 잣이 어우러진
풍부한 맛이 특징이다.
주소 서울 중구 남대문로 42 본점 더 헤리티지 5층
문의 02-310-5060
맛 좋은 호두과자의 모험
부창제과
경주의 전통 제과 명가 부창제과는 1963년 고향의 방앗간에서 출발해 반세기 넘게 ‘맛과 정성’의
가치를 지켜왔다. 오븐에서 갓 구워낸 고소한
호두과자를 기반으로 ‘전통을 오늘의 경험으로’
재해석하는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강남점 지하 1층 ‘스위트파크’ 입점도 그러한 시도로 볼 수 있다. 대표 메뉴로는 우유니소금 호두과자,
팥앙금 호두과자 등이 있다.
주소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76 강남점 지하 1층
문의 02-3479-1204
한식 디저트 그 사이의 팥
담장옆에국화꽃
팥을 메인 재료로 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감각적 카페 담장 옆에 국화꽃을
파미에 스테이션에서 만나보자.
특히 대표 메뉴 ‘양갱’은 총 9종으로 구성돼
부드럽고 단맛이 과하지 않은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찹쌀떡을 사용한 ‘모찌’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팥앙금의 조화가 일품이며, ‘앙버터’는
고소한 버터와 달콤한 팥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22 1층
문의 0507-1379-1276
매장에서 만나요
매장에서 만나요
요즘 팥을 즐기는 방법
호박의 영양과 결합한 팥차부터 팥 디저트까지, 일상에서 팥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모았다.
한 입에 담긴 달콤한 여유
부드러운 팬케이크 사이에 팥소를 넣은 일본식 디저트.
쫀득한 식감과 단맛의 균형이 매력적이다.
MARUKYO 1ea, 8천5백원
산뜻한 하루를 위한 호박 팥차
달큰한 호박, 구수한 팥,
깊은 향의 우엉이 어우러진 블렌딩 티가 일상에 가벼움을 더해준다
발효:곳간 1만2천원
고운 통팥 양갱
팥 알갱이의 식감이 돋보이는 제품. 팥 앙금과 설탕,
쌀엿조청이 조합돼 은은한 단맛을 낸다.
SUGIMOTOYA 6천원
몸에 좋은 달콤함
홋카이도산 팥을 사용한 전통 일본 사탕.
소금을 더해 팥의 고급스러운 단맛을 완성했다.
UHA MIKAKUTO 3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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