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도시 생활자들은 소음 데시벨이 낮고 평화로운 풍경을 그리워한다.
차가운 콘크리트가 아닌 안온한 자연이 있는 곳에서 이루는 5도2촌의 삶.
5도2촌의 시작
과거에 세컨드 하우스가 호사스러운 별장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취향의 영역에 가까워졌다. 팬데믹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쳤다. 그중 하나가 근무 방식. 모두가 천편일률적으로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를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되었고, 도시가 아닌 곳에서도 충분히 일하면서 지내게 된 것이다. 이제는 많은 지자체에서 워케이션을 권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제도를 선보이고 있다. 또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해외여행 대신 한적한 지방 도시로 옮겨 가면서 5도2촌에 대한 로망을 현실화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현실이자 트렌드가 되다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리포트 2022>에서 ‘러스틱 라이프Rustic Life’를 트렌드 키워드로 꼽았다. 러스틱 라이프를 실천하는 단계는 총 4단계로 떠나기, 머물기, 자리 잡기 그리고 둥지 틀기다. 제주 한 달 살기, 양양 한 달 살기 등 집을 떠나 한 달간 여행에 빠졌던 MZ세대의 관심은 세컨드 하우스로 확장되었다. 처음에는 떠났다가 돌아오는 여행처럼 시작되지만 자리 잡기를 택한 사람들은 머물 공간을 찾게 된다. 5일은 도시에서, 2일은 시골에서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이 트렌드가 된 이유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 소장(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은 팬데믹이 주거 문화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주거 공간과 휴식 공간을 분리하기 위해 두 번째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도시인들이 휴식을 위해 세컨드 하우스를 구입하면 농어촌 지역의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며 지역 인구 증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근무지와 교육 환경, 투자가치 등을 고려하는 도시 생활과 달리 세컨드 하우스는 오로지 각자의 라이프스타일만을 반영해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이면 고요한 집에서 책을 실컷 읽을 수 있도록 서재가 넉넉한 집을 만들고, 작은 텃밭에서 농작물을 돌볼 수 있도록 농막으로 집을 짓고, 사계절 서핑을 즐길 수 있도록 양양에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고…. 두 번째 집은 이제 실현 가능한 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