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강남점에서는 미적 조형언어를 탐구하는 아티스트 그룹 ‘잇은’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점, 선, 면의 미묘한 조화, 그리고 비정형의 틀 안에서 균형을 이루는 형상을 통해 ‘잇은’은 평면을 넘어 공간으로 확장되는 입체적 회화를 제안해왔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제기되는 여러 미술 담론에서 잠시 벗어나 순수 조형 언어에 대한 탐구와 그 관계성을 시각적 유희로 표현하는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잇은’의 작품을 마주한 관객은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작품 속에 표현된 이미지를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뛰어넘어 작품이 보여지는 공간과의 유기적 관계, 공간에서 들려오는 소리(音)와 맡게 되는 향(香)까지, 작품 속 조형 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들을 불러일으켜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오감을 자극하는 존재론적 관계의 중심에서 관객은 작품과 함께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관객의 미적 정서를 환기시켜주는 ‘잇은’의 조형언어는 조형 요소 간의 미묘한 관계를 연결 지어 ‘의미 있는 형식’을 찾아내고자 하며, 두 작가의 남다른 창작 방식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두 명의 작가가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먼저 한 작가가 비정형의 캔버스를 제작하여 전달하면 다른 작가가 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힙니다. 그 위에 다시 점, 선, 면의 입체 오브제들이 가미되고, 이렇게 형태를 만들고 색을 칠하고 다듬는 과정을 몇 차례 서로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됩니다. 서로의 작업 과정에 일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결과물을 받아볼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서 두 작가는 오로지 조형적 요소만을 생각하며 시각적 유희를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두 작가 간의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잇은’의 조형언어는 미적으로 의미 있는 형식을 찾아가는 동시에 작품 그 너머로 확장되는 ‘관계’를 형성해 갑니다.
‘잇은’은 완성된 작품을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을 넘어 작품 안팎으로 생성되는 관계의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작품에서 보이지 않는 관계까지도 작품의 한 요소로 간주합니다. 오직 작품만을 돋보이게 보여주는 화이트박스 갤러리를 벗어나 수많은 관객들을 만나게 되는 신세계 강남점의 아트월에 전시된 ‘잇은’의 작품은 관객과 형성되는 새로운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각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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