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 《I want to be invited, but I don't want to attend.》
신세계 갤러리 본점은 3층 아트월 갤러리의 기획 전시로 정수영 작가의 개인전 《I want to be invited, but I don't want to attend.》을 선보입니다. 정수영은 이화여자대학교 회화과 학사 및 석사,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서 회화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서울과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일상 속 사물과 공간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작가는 2016년 첫 개인전 《바라밀다》를 시작으로, 《87년생 정수영》(2022, 도잉아트·뉴스프링프로젝트), 《Self on the Shelf》(2023, 매드독스 갤러리, 런던), 《Play Station》(2023, 아뜰리에 아키), 《I want to be invited, but I don't want to attend》(2025, 학고재)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개인전을 이어왔으며, 사치 갤러리(런던), 파워롱 아트센터(상하이), 아시아나우(파리) 등 다양한 국제 단체전에 참여해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최근 작업인 ‘Pantry’ 시리즈를 중심으로, 사물과 공간을 통해 감정과 기억을 시각화한 회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팬트리는 식재료나 생활용품을 보관하는 공간이지만, 작가는 이 은밀한 장소를 개인의 욕망과 불안, 취향이 축적된 심리적 저장소로 바라봅니다. 화면 속 사물들은 단순한 물건을 넘어, 얼굴 없는 초상화처럼 감정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관객은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기억과 감정을 투영하게 됩니다.
함께 소개되는 ‘Biographical Object’ 시리즈는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연작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사물들을 고유한 넘버링으로 기록하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시리즈는 팬트리 시리즈와 함께 전시되며, 사물의 배치와 질감을 통해 인간의 성향과 정서적 잔상을 드러냅니다.
작가는 린넨 화면 위에 감정을 수납하듯 사물을 배치하고, 침묵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린넨의 결은 비어 있는 듯하지만 완전히 비어 있지 않으며,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듯한 모순적 감각을 화면 위에 새깁니다. 이러한 ‘비움의 미감’은 작품 전반에 일관되게 흐르며, 관객으로 하여금 익숙한 공간 속에서 낯선 감정을 발견하게 합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한 사람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사물은 그 사람을 말해줘요. 사물은 감정을 담는 그릇이자,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죠.”
신세계 갤러리 본점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사물과 공간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탐색하는 정수영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관객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교차하는 사적인 풍경을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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