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지역 미술계의 자생력 강화에 기여하기 위하여 신세계갤러리와 부산문화재단 공동 주관으로 ‘부산 청년예술가 3인전 《응시: 세 방향의 시선》’을 개최합니다. 예술성, 전문성, 발전가능성 등의 심의기준으로 최종 선정된 3인의 작가 노인우·김도연·김유림의 대표작과 신작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응시(凝視)’란 눈길을 모아 한 곳을 똑바로 바라보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특히 예술가의 응시에는 단순한 시각적 행위를 넘어 작가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관점과 독특한 해석을 개입시키는 창조적인 과정이 수반됩니다. 즉 작가 개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맞닥뜨리는 무수한 상황과 공간, 사람,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이미 작업은 시작되는 것이며, 그 순간의 내면의 감정과 인식을 탐구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한 결과물을 우리는 전시장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본 전시는 3인의 청년 예술가가 응시하는 시선의 방향에 집중하면서 앞으로 계속될 도전과 실험의 여정에 공감하는 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노인우는 사회를 응시함으로써 서로 다른 존재들의 다양성에 대해 고찰합니다. 다른 것이 곧 틀린 것처럼 인식되고 다양성이 인정되지 않음에 대한 경험에서 시작된 작가의 설치 작업은, 색색의 반투명 아크릴 조각에 빛을 투과하여 생기는 형형색색의 그림자를 통해 하나의 물체에서 인식하게 되는 다양한 관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김도연은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고 그 이면을 드러내는 작업에 집중합니다. 기억 깊은 곳에 잠재되어 언어화 할 수 없는 생경한 감정, 또는 자신을 강렬하게 찔렀던 찰나의 이미지나 감각을 포착하여 섬세한 회화적 재현을 추구합니다. 자화상, 풍경, 사물 등의 다양한 소재를 가시적 세계로 단순 재현하는 듯하지만, 실은 그 이면과 작가 자신의 내면을 뒤집어 보여주며 감상자에게 풍부한 해석이 발생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김유림은 이 세대가 직면하고 있는 낯섦과 불안을 응시합니다. 예측할 수 없기에 두려운 삶의 여정 속에서 명확한 방향을 찾아내고 택하는 행위를 ‘돌파’라 부르며, 그 돌파의 순간에 일어나는 엄청난 에너지를 회화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을 전개합니다. 높이 솟아오르는 물줄기나 로켓과 같은 직선적인 이미지의 소재를 명징한 색채와 속도감으로 표현함으로써, 매일의 불완전함 속에서도 자유로움을 추구하려는 담대한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지역의 청년인구 감소 및 문화예술 인프라의 상대적 소외감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본 전시가 부산의 역량 있는 청년 작가들이 지닌 잠재력을 조명하는 기회이자 지역 미술계에 지속적인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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