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는 회화(Painting)를 중심으로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발전시켜온 젊은 작가 4인의 전시《회화 산책 Painting Stroll》을 개최합니다. 현대미술에서 일어난 다양한 매체 확장의 역사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매김 해온 회화(Painting)는 대표적인 미술의 한 장르로 존재해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회화를 기반으로 풍경을 담아내는 작가들에 주목하였습니다. 물감과 캔버스를 사용한 전통적인 미술표현 방식을 고집하는 이들의 작업으로 바라본 풍경을 감상하며, 여름날의 나른한 사색의 시간을 선사하고자 합니다.
검은 풍경을 담아내는 강유정은 밝은 바탕에 연필로 글씨를 적듯, 목탄으로 드로잉을 하듯 얇고 정교하게 풍경을 그립니다. 검은 유채를 기름에 개어 엷은 선을 채워 나갑니다. 색을 덜어내고 오로지 명암을 대비시켜 붓끝의 결로 표현하는 강유정의 풍경은 대상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이자 탐구입니다. 김재유의 회화에는 경쾌한 리듬감이 담겨있습니다. 눈에 닿아 시선을 사로잡았던 장면들을 속도감 있는 표현으로 완성해갑니다. 몸의 방향과 힘의 강도, 물감이 마른 정도에 의존하여 거침없이 회화적 감각을 드러냅니다. 김재유는 지나간 흔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권태로운 풍경들에 대한 해방감의 정서를 나타냅니다. 신준민은 빛을 품고 있는 풍경에 주목합니다. 산책에서 마주한 빛의 형상과 풍경은 그날의 감정과 상황에 따라 새롭게 변주됩니다. 온도, 소리, 색채, 바람 등 다양한 감각을 체화한 신준민의 붓질은 서로 겹쳐지고, 흩뿌려지고, 흘러내리기도 하면서 가시성 너머의 지점을 형상화합니다. 장미의 화폭에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담겨있습니다. 심리의 그늘 속에 머무는 이들에게 건네는 장미의 애정 어린 안부 ‘잘 지내세요?’는 인간을 향한 관심과 포용입니다. 작품과 텍스트를 한 벽면에 어우른 회화는 희망의 유토피아를 상상하는 동화의 한 장면 같이 펼쳐져 다가옵니다.
각기 다른 조형 언어로 일상 속 풍경을 표현한 《회화 산책 Painting Stroll》展은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 감수성을 전합니다. 재료의 물성과 그리는 행위에 더욱 집중하여 회화적 그리기를 시도하는 4인의 작가를 통해 동시대 회화(Painting)의 다채로운 매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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