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병호(1974-)는 1999년 작업을 시작한 이래 사운드 조각, 설치라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추구해왔다. 그의 작업들은 주로 한 지점과 거기서 뻗어나가는 튜브 모양의 유닛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업을 위해 작가가 설계한 부품들은 산업 규격에 맞춰 가공되고, 도색 역시 공업적으로 처리된다. 대량 생산된 '산업 제품'처럼 개개의 부품들이 매뉴얼에 맞추어 조립되는 일련의 사회 구조를 은유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인간의 삶과 사회의 구조 속에 내재된 보이지 않는 본질적인 질서를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나팔 형태의 모듈은 엔지니어에 의해 가공된 뒤 작가의 계획에 따라 조립 혹은 조합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데, 이는 관습과 규범. 법규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조직되는 사회를 반영하는 것으로 현실 세계의 구조가 작품에 기능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정교한 조형적 외관과 더불어 작품이 소리와 함께 존재하는 사운드 조각으로 작가는 태양열 시스템원리를 기본으로 한 센서를 이용하여 자연채광이 비출때 마다 자연스럽게 작품을 통해 특정한 주파수 음향이 흘러나올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