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여름을 잇는 과일, 매실
2019/6 • ISSUE 15
writorKim Minkyoung 푸드 칼럼니스트
“매실은 매화가 흐드러지는 섬진강변에서 많이 난다. 광양, 하동, 순천 등이다.
싱싱한 매실은 1년 중 6월 한때만 풍성하게 구할 수 있다.”
좋은 매실과 설탕만 있으면 여러 가지 저장식을 만들 수 있다. 설탕은 되도록 정제된 백설탕보다 유기농 설탕으로 준비하자. 설탕은 매실 맛을 끌어내고 발효를 도우며 보관을 책임지는 재료이니 만큼 비타민과 미네랄이 살아 있는 비정제 설탕이 여러모로 낫다.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청이다. 되도록 흠집 없는 매실을 물에 헹궈 고르게 펴서 물기를 잘 말린다. 꼭지는 깔끔하게 떼어내야 한다. 꼭지가 남아 있으면 청에서 씁쓸한 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실과 설탕은 같은 무게로 준비하고 용기에 켜켜이 쌓는다. 맨 마지막에 매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설탕을 덮는다. 상온에 두면 설탕이 아래쪽부터 녹기 시작한다. 가끔 나무 주걱으로 살살 저어주고 완전히 녹으면 냉장 보관해 숙성한다. 완성된 청의 단맛을 줄이고 싶다면 설탕을 시럽 상태로 매실에 부으면 된다. 설탕의 3분의 1은 매실과 섞어 녹이고, 나머지 3분의 2는 동량의 물을 부어 냄비에서 약한 불로 끓인다. 양이 3분의 2 정도로 졸아 시럽이 되면 완전히 식혀 매실에 붓고 같은 방법으로 숙성한다.
숙성된 매실은 최소 3개월 정도 지나서 청만 걸러낸다. 이때 건져낸 매실에 소주를 부어 한 달 정도 두면 은은한 매실주가 된다. 청매실주는 레몬처럼 새콤한 과일과 탄산수를 섞어 산뜻한 칵테일로 마시면 맛있다. 황매실주는 작은 잔에 따라 그대로 먹거나 얼음만 몇 알 띄워 제맛을 즐기는 게 좋다. 매실청의 쓰임은 집집마다 다양한데, 먹어본 것 중 맛있기로는 매실청에 소금 간만 살짝 하여 샐러드 드레싱으로 사용한 것이다. 쑥갓, 미나리, 루콜라, 고수처럼 맛과 향이 도드라지는 채소와 곁들이면 풍미가 그만이다. 청의 맛을 고스란히만끽하려면 음료가 제격이다. 탄산수나 물과 섞어 음료로 즐기고, 수박처럼 물이 많은 과일과 갈아서 주스로도 먹는다. 쌉싸래한 홍차에 매실청을 조금 섞어 먹어도 맛있다. 매실청에서 한발 더 나아가면 식초를 만들 수 있다. 식초를 염두에 둔다면 맛이 깊은 황매실로 담그는 게 낫다. 청을 만들 듯 설탕과 섞어두되 6개월 정도 발효한다. 건더기를 걸러내고 다시 6개월 동안 발효하면 식초가 된다. 식초를 계속 발효해 2~3년 놔두면 효소가 된다. 가정에서는 한껏 담근 매실청을 관리하는 일도 쉽지 않으니 식초나 효소를 만들 엄두까지는 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황매실 한 바가지 정도만 따로 준비해 오래오래 발효해보면 그 맛의 변화가 신기해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매실은 소금이나 설탕에 절이면 매우 유용한 밥 반찬이 된다. 꼭지와 씨를 제거한 매실과 설탕을 3:2 비율로 버무려 용기에 차곡차곡 담는다. 마지막에 설탕으로 덮지 않고, 매실 위에 소금을 1~2 큰술 살살 뿌려 보관한다. 그런 다음 청처럼 설탕을 완전히 녹여 2주일 정도 숙성시킨다. 건더기는건져 장아찌로 먹고, 국물은 매실액이 되므로 요리에 사용하면 된다. 새콤달콤한 장아찌는 그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고추장에 조물조물 무쳐 내면 여름 밥반찬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간장 장아찌를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다른 장아찌처럼 달착지근한 장아찌 국물을 끓여 매실에 부어도 좋지만, 신선한 매실에 조선간장을 그대로 부어 숙성해도 된다. 3일 뒤 조선간장을 따로 밭아 한소끔 끓여 식힌 다음 다시 매실에 붓고 상온에서 10일정도 숙성한 후 냉장실로 옮겨 3개월 정도 둔다. 간장 장아찌는 청매실과 황매실로 모두 담글 수 있다. 매실 소금 장아찌, 우메보시도 빼놓을 수 없다. 번거로운 과정 없이 간단한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자소엽(차조기, 차즈기라고도 한다)을 준비해 잘게 찢어 붉은 물이 나오도록 치댄다. 이것을 씨를 빼지 않은 황매실, 소금과 섞어 차곡차곡 쌓고 2~3일에 한 번씩 골고루 섞는다. 실온에서 최소 3개월 이상 숙성시켜 하나씩 건져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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