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맛, 빙수
2019/6 • ISSUE 15
이제는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즐기는 시원한 디저트의 대명사가 된 빙수. 과거 조상들의 얼음 보관법 등 빙수의 히스토리와 현대의 빙수 이야기.
writerGo Young 음식 문헌 연구가 editorKim Jihye photographerSim Yunsuk stylistKim Jinyoung
“으리으리한 집에서는 오뉴월 찌는 더위 돌아오자(高堂六月盛炎蒸)
미인의 하얀 손에 깨끗한 얼음을 내어 오네(美人素手傳淸氷)
멋진 칼로 얼음 깨 여기저기 돌리니(鸞刀擊碎四座)
느닷없이 대낮에 피어나는 안개처럼 새하얀 얼음 가루(空裏白日流素霰)”
-김창협의 ‘착빙행’ 중에서
여름 별식 빙수, 빙과와 빙수의 원형
조선 문인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이 남긴 시 ‘착빙행鑿氷行’의 한
대목이다. 아직 인공 제빙 및 냉동 보관 기술이 없던 때, 지구 어느 곳
에서나 어느 민족이나 한겨울에 강이나 호수에서 얼음을 채취해 빙고
에 보관했다가 찌는 여름에 썼다. 위에서 본 그대로다. 그 시절, 이글거
리는 태양 아래서는 얼음 한 덩어리가 그대로 대단한 별미였다. 여기에
달콤한 부재료라도 얹으면 극상의 맛이 되고도 남는다. 단, 얼음을 오
로지 별미로 먹어치울 수만은 없었다. 여름에 빙고에서 꺼낸 얼음은 무
엇보다도 온열 질환에 쓰는 응급약이었다. 명목상 그랬지만 극소수의
권력자와 부자는 상온을 거슬러 한여름 딱 한 철에만 맛볼 수 있는 독
특한 질감과 촉감의 여름 별식으로 빙수를 즐겼다. 칼로 깬 얼음 알갱
이, 또는 칼로 깎거나 쳐 나온 얼음 조각에 달콤한 부재료를 얹거나 끼
얹어 내기, 이것이 바로 빙과 및 빙수의 원형이다.
일본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794~1185) 중기, 대략 10세기에 쓰인
수필집 〈침초자枕草子〉에는 칼로 깎아 받은 얼음 가루에 아마즈라(甘
葛)를 뿌려 먹는 여름 별미가 나온다. 아마즈라라는 식물의 즙을 졸여
만든 감미료다. 보다시피 얼음을 바탕으로 한 별미의 기본 기술은 옛날
이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한편 13세기부터 14세기까지 세계를 아우른
대제국인 원나라의 문헌에는 독특한 풍미와 색채가 있는 과일즙에 꿀,
물, 향신료를 더해 달인 시럽인 갈수渴水에 관한 기록도 등장한다. 능
금, 양매, 오미자, 포도 등 우리가 익히 아는 과일, 그리고 동시대 유럽
인은 구경조차 하기 힘들었던 정향(丁香, Clove) 등 귀한 향신료가 갈
수의 재료다. 갈수를 우물에서 막 길어올린 찬물에 풀면 갈증을 달래는
음료가 되거니와 ‘청량음료’라는 관념과 어휘도 이때 이미 등장한다.
아랍어로 갈수는 ‘섭리백攝里白’이다. 곧 ‘셔벗sherbet’이다. 셔벗,
소르베 등에 유지방이 끼어든 것은 아주 나중이다. 색상이 선명하거나
화려한 즙액을 당과 함께 농축했다가 찬물 또는 얼음물에 풀면 청량음
료이고, 얼음 알갱이에 더하면 빙수 또는 가키고리(かき氷, 대패질 빙
수) 또는 셔벗 또는 소르베sorbet다. 그리고 대중화된 것은 과학기술의
결과다. 인공 제빙한 얼음을 사계절 냉동고에 보관하게 된 뒤로, 얼음
은 극소수의 특권계급에게 돌아가던 사치품이 아니라 상하 귀천 없이 누구 입에나 들어가는 싸고 간단한 식료가 되었다. 아울러 빙수와 아이
스크림의 역사도 드디어 궤도에 오른다.
인공 제빙 시대의 빙수
1862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비전기식 냉장고가 등장한다. 1876년에
는 암모니아 압축식 냉동기가 나와 인공 제빙의 시대가 열린다. 막대한
얼음은 곧 해운과 손을 잡았다. 항구의 얼음 창고가 유통을 혁신한 것
이다. 1880년대에는 얼음의 대량생산이 전 지구화되었고, 1890년대는
조선에도 제빙 및 냉동 시설이 도입되었다. 덕분에 인천과 서울 등 대
도시에도 여름에 얼음이 유통되었다. 1910년대 조선의 도시에서 부자
나 서민이나 여름에 얼음 띄운 화채 혹은 빙수를 먹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인공 제빙 시대에 빙수를 먼저 대중화한 나라는 일본이다. 요코하
마 사람들은 항구에 들어선 제빙·냉동 시설에서 나온 얼음을 지나치지
않았다. 이 얼음에 대패질을 해 얼음 대팻밥을 만들었다. 여기 연유며
시럽을 찔끔 치자 값싸고도 누구나 좋아하는, 전에 먹을 수 없던 별미가
새로이 탄생했다. 특권계급의 여름 별미가 현대의 대중에게 돌아간 이
때, 요코하마에 대패질 빙수 가게가 문을 연 것이 1869년이다.
조선의 인기 대중잡지 〈별건곤別乾坤〉 1929년 제22호(8월호)가
서민 대중의 빙수 감각에 대해 묘사한 글을 보면, 당시에도 본격적으로
유지방을 더한 빙과는 아이스크림, 얼음 대팻밥에 시럽을 뿌린 빙과는
빙수로 갈렸다. 해방 후 한국 빙수는 맹물 얼음 외에 우유도 적극 활용
하고, 단순한 시럽뿐 아니라 생과일, 과일 당절임, 인절미, 단팥 등을 웃
기 삼아 새길을 내왔다. 우유, 연유 등의 변주도 점점 화려해지고 있지
만 변치 않는 점이 있다. 어떤 화려한 부재료나 장식적 요소가 끼어들더
라도 기본은 얼음이라는 사실이다. 얼음의 질감이 식감의 바탕이다.
빙수 한 그릇을 들여다보라. 이제 대패의 시대만도 아니라 대패질
하듯 켜 얼음 대팻밥을 받는가 하면, 갈기도 하고 부수기도 한다. 얼음
은 대팻밥, 싸래기, 부정형의 조각 등으로 다양하다. 얼음 대팻밥을 쌓
은 결과와 얼음 싸래기를 뭉친 결과는 사뭇 다르다. 기본 기술의 급소를
들여다보며 먹는 것 또한 빙수 즐기는 재미를 배가하는 방법이 아닐까
간편하게 맛있게, 홈메이드 빙수
• 애플 망고 고르는 법 _ 애플 망고가 로열 망고보다 빙수용으로
적합하다. 과육이 물컹하지 않고 검은 반점이
없이 매끄러우며 겉껍질이 노르스름한 붉은빛을
띠는 것이 잘 익은 것이다.
• 애플 망고 예쁘게 자르는 법 _ 양쪽으로 분리한 과육의 안쪽 속살 부분에
바둑판 모양으로 칼집을 넣어 껍질 부분을
구부려 뒤집으면 속살이 올라오는데, 이를 칼로
깔끔하게 잘라내면 예쁜 큐브 모양의 과육을
손쉽게 발라낼 수 있다.
• 팥 고르는 법 _ 국산 팥이 좋다. 수입산에 비해 낱알 크기가 크지
않고 가운데 흰 띠가 뚜렷하다. / 팥은 낱알이 깨끗하고 고르며 붉은빛의 윤기가
흐르는 것을 고른다.
• 팥 맛있게 삶는 법 _ 약한 불로 서서히 저어가면서 끓여야 팥알이
터지지 않고 잘 무르면서도 통통한 입자가 살아
있는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적당한 단맛을 원한다면 설탕 양을 팥의 2/3로
줄여 조절한다.
• 녹차 가루 선택법 _ 말차 가루를 사용한다. 말차는 고운 분말로
차가운 액체에도 잘 섞이며 녹차 향과 부드러운
맛이 살아 있고 색감도 곱다.
• 녹차 우유 얼음 쉽게 얼리는 법 _ 말차 가루·연유 각 2큰술을 우유 300ml,
물 200ml에 섞어 지퍼백에 넣은 뒤 반 정도 얼
때까지 냉동실에 둔다. / 냉동실에서 꺼내 주무르기를 두 번 정도 반복하면
아삭하면서 부드러운 얼음을 만들 수 있다.
홈메이드 빙수를 위한 재료
시원하고 부드러운 우유 얼음에 과일과 팥, 떡, 녹차 가루와 콩가루를 취향대로 더해 맛있는 빙수를 만들어보자.
제주산
애플 망고
*산지 및 가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
복음자리
통통단팥 850g
1만1천원
오설록
세작분말 60g
3만5천원
오가닉스토리
유기농 볶음 콩가루 150g
7천9백원
안정현의 솜씨와 정성
콩고물 인절미 100g당
2천2백원
매일유업
상하목장 유기농 우유 750ml
4천6백원
올여름 놓치지 말아야 할 빙수 맛집 리스트
신세계백화점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빙수부터 국내 최고의 호텔과 일식당에서 맛보는 빙수까지.
시각과 미각을 만족시키는 공간에서 맛보는 빙수
까사빠보
현대적 감성의 식문화 공간 ‘까사빠보’에서 올여름 팥빙수와 두 가지 과일 빙수 ‘유자 빙수’와 ‘망고 빙수’를 선보인다. 특히 ‘유자 빙수’는 사각사각한 얼음과 유자청을 올려 진한 향과 청량함을 더한 까사빠보만의 시그너처 빙수. ‘망고 빙수’는 진한 망고 시럽과 망고 아이스크림을 올려 달콤함을 더했다. 전통 방식으로 얼음에 수제팥을 올려 기본에 충실한 클래식 팥빙수도 추천한다.
위치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6층
시간 11:00~21:30
문의 02-310-5169
클래식 스타일의 팥빙수와 녹차 빙수
베키아에누보
신선한 식자재 본연의 맛을 살린 컴포트 푸드를 지향하는 ‘베키아에누보’에서 ‘클래식 빙수’와 ‘제주 말차 빙수’를 선보인다. ‘클래식 빙수’는 정성스럽게 삶아낸 달콤한 단팥을 식감이 부드러운 얼음 위에 담아 쫄깃한 떡으로 마무리한 클래식 스타일의 팥빙수. ‘제주 말차 빙수’는 100% 유기농 제주산 말차를사용해 비릿한 맛 없이 깔끔한 말차의 풍미를 달콤한 단팥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빙수다.
위치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 센텀시티, 대구, 영등포
시간 월~목요일 10:30~20:00 / 금요일, 주말 10:30~20:30(본점)
문의 02-310-1425(본점)
전통 떡과 함께 즐기는 팥빙수
동병상련
‘동병상련’은 1999년 이화여대 앞 작은 골목에서 시작해 현재는 성북동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건강한 한식 디저트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떡과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동병상련 팥빙수’는 국내산 팥과 유기농 콩가루를 묻힌 인절미, 볶은 현미, 대추 칩등을 더해 고소한 맛이 일품. 여기에 궁중 음식 이수자의 손맛으로 끓여낸 팥과 우유 얼음이 어우러져풍부한 팥빙수의 맛을 선사한다.
위치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시간 월~목요일 10:30~20:00 / 금요일, 주말 10:30~20:30
문의 02-310-1644
취향대로 다양한 토핑을 더할 수 있는 시그너처 빙수
JW 메리어트 서울
‘더 라운지’에서 ‘퓨어 애플 망고 빙수’, ‘와일드 허니& 진생 빙수’ 등 세 가지 빙수를 선보인다. 이 중 ‘카페 오마쥬 빙수’는 밀크 아이스에 부드러운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티라미수 케이크를 올린 빙수. 여기에달콤한 브라우니와 최상급 프랑스산 발로나 초콜릿파우더, 솔트 캐러멜 젤라토와 아몬드 파우더로 만든아마레티 쿠키를 더했다. 미국 트리니다드 커피 본사의 오마쥬 에스프레소 샷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신반포로 176 JW 메리어트 서울 8층 더 라운지
시간 08:00~23:00(빙수 주문 12:00~21:00)
문의 02-6282-6267
제철 과일의 색과 맛을 그대로 살린 빙수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호텔 ‘라운지 & 바’에서 여름 제철 대표 과일인 수박과 청포도로 만든 빙수와 파르페를 즐길 수 있다. ‘수박 빙수’는 수박을 통째로 먹는 듯 수박 껍질에 빙수를 담아 내오는 것이 특징. 달콤한 수박 과즙을 얼려소복하게 담고, 초콜릿으로 수박씨를 표현했다. ‘청포도 빙수’는 청포도를 갈아 얼려서 만든 부드러운빙수 얼음에 청포도를 가득 올려 달콤한 청포도 과즙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위치 서울시 중구 소공로 106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로비층 라운지 & 바
시간 09:00~24:30
문의 02-317-0365
모던한 일식 레스토랑에서 맛보는 일본 스타일 빙수
호무랑
대나무에 둘러싸인 꿈이란 뜻의 ‘호무랑’은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모던 캐주얼 재퍼니즈 레스토랑이다. ‘말차 빙수’는 이곳의 여름 인기 메뉴로, 호무랑 특제 말차 시럽을 얼려 얇게 간 얼음과 진한 말차 향이 특징. 여기에 씹는 맛이 일품인 말차 젤리와떡을 담았다. ‘호지차 빙수’는 얼음을 팥과 함께 갈아높이 쌓아 올린 달콤한 팥 얼음 위에 구수한 풍미의호지차 가루로 만든 시럽을 더한 이색 빙수다.
위치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42 SSG 푸드 마켓 1층
시간 11:30~22:00(주문 마감 21:00)
문의 02-6947-1279, 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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