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별미, 시원한 면 요리
2019/5 • ISSUE 14
국수는 밥과 다르게 식감이 이채로워 먹는 즐거움이 있는 별미다. 특히 여름이면 차게 해서 먹는
한국 특유의 국수, 냉면을 빼놓을 수 없다. 면의 종류와 요리법에 따라 다양하게 즐기는 찬국수의 세계.
writorGo Young 음식 문헌 연구가
editorKim Jihye
photographerSim Yunsuk
assistantKim Jinyoung
냉면. 차게 말아 먹는 한국 특유의 국수다. 이때 ‘특유’한 속성이 한국에 갓 온 이방인이 냉면 한 그릇을 어렵게 대하는 장면에 깃들어 있다. 음식에서 냉온이란 상온에 견주어 상대적인 감각이다. 절대온도 얼마 아래, 위란 뜻이 아니다. 상온이란 일부러 냉각하거나 열기를 더하지 않은 상태의 온도다. 한국에서는 대략 15℃ 언저리다. 그런데 냉면의 ‘냉’은 차도 한참 차서 이뿌리가 시리고, 목구멍이 놀랄 정도의 차가움이다. 주재료인 육수에 얼음이 서리는 지경조차 마다하지 않는, 다른 지역에서는 드문 국수다. 유래는 깊다. 조선의 미식가 심노숭(沈魯崇, 1762∼1837)은 이런말을 남긴 바 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메밀국수다. 국수의 품질은 평안도 것이 최고이고 차게 조리한 것이 더욱 좋다(麵品西産爲上, 冷調尤佳). 서울 국수는 차게 조리한 것이 뜨거운 국수만 못하다. 며칠 사이에 한번이라도 먹지 못하면 마음이 즐겁지가 않다.” 원문의 감각을 표현한 단어 또한 ‘찰 냉冷’이다. 이때 이미 메밀 면, 게다가 차갑게 조리한 국수라면 역시 평안도산이 좋다고 했다. 서울 살면서 먹는 얘기를 두루 남긴 홍석모(洪錫謨, 1781~1857)는 자신의 책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 냉면을 동짓달의 계절 별미라고 했다. 메밀은 한 해 농사의 가장 나중에 심어, 양력 11월 중순까지 수확했다. 농번기에는 제분할 인력도 시간도 없었다. 메밀가루는 가을 이후 농한기에나 얻었다. 냉장고 없던 옛날, 식은 정도가 아니라 차가운 국물이라면 겨울이 되어야 맛볼 수 있었다. 면 재료도 국물 재료도 다 겨울이 되어야 만만했다. 그러니 인공 제빙과 냉장·냉동고가 없던 옛날에는 이때가 어쩔 수 없는 냉면의 제철이었다.
“음식에서 냉온이란 상온에 견주어 상대적인 감각이다. 한국에서는 대략 15℃ 언저리다.
그런데 냉면의 ‘냉’은 차도 한참 차서 이뿌리가 시리고, 목구멍이 놀랄 정도의 차가움이다.”
냉면은 1900년대 이후 도시 지역에 널리 퍼진 냉동·냉장 설비가 보급되면서 사계절화했고, 초기 요식업의 인기 품목이 되었다. <별곤건別乾坤> 1929년 12월호는 겨울냉면만 제맛이라고 하지 않았다. 춘흥에 겨운 봄은 대동강 푸른 물 따라 놀기 좋은 때이자 “가득 담은 한 그릇 냉면”의 제철이란다. 뜨거운 여름의 권태는 얼음, 겨자, 신맛이 어울린 여름냉면으로 떨쳐버린다고 했다. “능라도 버들 사이로 비추어 들어오는 달빛을 맞는” 가을은 동무와 함께 냉면 먹기 좋은 내연의 제철이란다. 겨울냉면은 적은 대로다. 이렇게 냉면은 사계절화했고 “서울에서는 여름철에 냉면을 많이 먹는다. 아니 평안도에서도 실제 많이 먹기는 여름”이라는 견문도 전한다. 조선 음식 연구의 선구자 방신영 또한 그의 요리서인 <조선요리제법>에 냉면 조리법을 남겼다. 예컨대 1921년판에서는 김칫국말이와 동치미말이 두 가지 방식을 소개했는데, 1934년이 되면 김칫국말이를 ‘동절(겨울)랭면’, 장국말이를 ‘하절(여름)랭면’으로 구분했다. 웃기며 고명 또한 오늘날 못잖거나 더 화려한 면모가 있다. 그리고 이런 식의 냉면은 평양, 사리원, 인천, 서울 등 대도시 지역의 요식업 품목으로 일제강점기에 완전히 자리를 잡는다.
임진왜란 이후 들어와 조선 말기에 널리 퍼진 감자·고구마 녹말도 냉면 역사에서 큰 분기가 됐다. 감자·고구마 녹말과 강원도 이북 동해안의 수산물도 금세 손을 잡았다. 강원도 이북 함경도 지역, 조중 접경에서는 감자·고구마 전분을 잘 다루었다. 평안도, 함경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즐겨 먹는 냉면을 그저 ‘국수’라고 했는데, 한국전쟁 이후 평양, 평안도, 함흥, 함경도 사람들이 남한에 정착하면서 본격적으로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의 구분이 생겼다. 냉면에 ‘평안도식’, ‘평양식’하는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메밀 면에 맑은 국물이 잘 어울리면 평양냉면, 녹말 면에 비빔장이나 회가 잘 어울리면 함흥냉면이라는 식의 구분이 생긴 것은 아주 최근의 일이다.
여름 찬국수 요리를 위한 면 셀렉션
메밀 향을 살린 메밀 면은 평양냉면, 하얀색 감자 고구마 냉면은 함흥냉면이라 부른다. 칡 녹말과 밀가루를 섞어 구수하고 쫄깃한 칡냉면도 있다.
TIP _ 면을 삶을 때 오일이나 식용유 1작은술을 넣으면 면발의 쫄깃함이 살아난다. 숙면은 냉동한 후 사용하면 더 쫄깃해진다. 익는 시간은 생면은 약 30초~1분, 건면은 4~5분.
메밀 면
몸의 열을 내려주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에 많이 찾는 면이다.
메밀 함유량과 익반죽해서 치대는 것에 따라 국수의 탄력과 질감, 맛이나 식감도 달라진다.
TIP _ 생면은 찬물을 부었을 때 온도가 내려가지 않게 물을 충분히 넣어서 끓이고, 강한 불에서 재빨리 삶는다. 건면 삶는 법은 소면과 같다. 익는 시간은 생면은 약 2~3분 30초, 건면은 4~5분.
소면
국물과 양념 국수 모두 잘 어울리는 면. 찬물에 씻으면 더 쫄깃해지고, 끓는 물에 약해 육수와 따로 삶아야 한다. 그릇에 담아 육수를 부어 바로 먹는 것이 좋다.
TIP _ 면을 삶을 때 청주 2~3큰술을 넣어 끓이면 밀가루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비빔국수용으로 삶을땐 식초를 약간 넣어 끓이는 것도 방법. 익는 시간은 약 3분 30초~4분 30초.
쫄면
한국인에게 인기 많은 비빔국수류로, 면발이 우동보다 얇고 냉면보다 두꺼우며 탄력성이 뛰어나다. 소면보다 면발이 굵고 질긴것이 특징이다.
TIP _ 붙어 있는 국수 가락을 손으로 비벼 떼서 삶는다. 물이 끓으면 한 방향으로 저어주고, 살짝 덜익었을 때 꺼내 찬물에 비벼 씻는게 좋다. 익는 시간은 약 2분30초~4분.
당면
주로 녹두, 감자, 고구마 등 녹말로 만든 건조 국수로 판매되고, 넓적 당면, 보통 당면, 얇은 당면 등 종류가 다양하다. 물에 불리면 매끄러운 면발로 변한다.
TIP _ 일반적으로 잡채나 국물 요리에 사용하지만, 국수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면발에 양념이 고루 배어 조화로운 맛이 나는 것도 특징. 익는 시간은 약 6분. 30분 정도 미리 불릴 것.
참고 도서 〈찬국수〉(용동희 저, 그린쿡), 〈반찬이 필요 없는 면 요리〉(이밥차 요리연구소 저, 그리고책)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나는 찬국수 요리 재료
시원한 국수 요리를 위해 신세계백화점에서 고른 다양한 면 제품. 비빔장과 육수 재료까지 더하면 다채로운 비빔국수와 국물 국수를 만들 수 있다.
밀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샘표 쌀소면 800g
5천3백50원
국내산 메밀로 만든 봉평촌 메밀국수 2호 850g
6천6백원
옛날식 숙성법으로 만든 구포 쫄깃국수 500g
2천2백원
가루녹차가 풍부한 오설록 녹차국수 300g×2pcs
1만5천원
유기농 밀로 만든 청정원 유기농 녹차소면 400g
6천2백원
육수와 비빔장 모두 잘 어울리는 풀무원 생가득 생냉면 150g
9백80원
볶음 메밀로 만든 CJ 전통 냉면사리 150g
1천원
자루, 가케소바로 즐기는 도쿄카지노 전통소바 250g
5천8백원
메밀가루가 35% 함유된 신슈소바 600g
8천9백원
100% 홋카이도산 밀 나가타니엔 훗카이도산 소면 500g
5천5백원
CJ 쉐프솔루션 면비빔용 소스 890g
6천5백원
샘표 동치미국물로 시원한 비빔장 360g
4천9백원
기꼬만 자루소바 쯔유
300ml
5천5백원
CJ 산들애 처음부터 멸치다시마 육수 275g
4천9백80원
CJ 산들애 국내산 한우
250g
8천1백원
신세계백화점에서 만나는 찬국수 HMR 레시피
간편하게 후루룩 만 찬국수 한 그릇은 초여름의 별미다.
잘 삶아진 면발과 양념장이 어우러진 가정 간편식(HMR) 찬국수 레시피.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YIDO • C청연면기 • 9.9×8.3cm, 4만원
KWANGJUYO • 월백 흰빛 달형 볼 21(면기 大) • 20×9.7cm, 5만2천원
NOTDAM • 유기 옥면기 • 19×7cm, 25만원 / NOTDAM • 타원 수저받침 • 6.9×3.7cm, 2만2천원
피코크 메밀소바
421.2g(2인분), 4천6백80원
쫄깃하고 부드럽고 탄탄한 생메밀 면에 일본 쓰유를 베이스로 한 메밀장을 넣어 정통일식의 맛을 재현한 메밀소바.
1 물 300g에 메밀장과 와사비장을 섞어 냉장고에 넣어둔다.
2 물 1,000ml를 끓여 생메밀 면을 넣은 후 3분 30초간 삶는다.
3 찬물에 충분히 헹궈 물기를 빼고 채반에 담아놓는다.
4 메밀 육수에 삶은 면과 메밀장, 대파김후레이크를 넣어 먹는다.
피코크 삶은 달걀이통째로 들어있는 쫄면
475g(2인분), 4천8백80원
삶은 달걀이 들어 있어 더욱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배 퓌레의 단맛과 사과 식초, 레몬 착즙액의 상큼한 소스 맛이 어우러진 쫄면.
1 물 1,000ml를 끓여 쫄면을 넣은 후 3분 30초~4분간 삶는다.
2 삶은 면을 흐르는 찬물에 넣고 충분히 헹군 후 물기를 뺀다.
3 쫄면에 쫄면장을 넣어 잘 비빈 후 삶은 달걀 1/2개를 넣고, 기호에 따라 양배추, 당근, 콩나물 등을 곁들여 먹는다.
피코크 국산메밀 물냉면
848g(2인분), 4천8백80원
동치미 국물로 맛을 내 시원하고 깔끔한 육수, 국산 메밀가루를 사용해 더욱 구수하고 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다.
1 물 800ml를 냄비에 넣은 후 끓으면 냉면을 넣고 50초간 삶는다.
2 건져낸 면을 흐르는 찬물에서 끈적임이 없어질 때까지 충분히 헹군 후, 물기를 완전히 빼서 그릇에 담는다.
3 차게 둔 냉면 육수를 붓고 기호에 따라 겨자 소스를 넣어 먹는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맛보는 면 요리 맛집
깔끔한 전통 평양냉면
평양면옥
논현동과 분당 평양면옥 외에도 신세계백화점 본점 과 강남점에서 4대째 손맛을 이어오고 있다. 전통 평양냉면은 물냉면으로 메밀가루를 익반죽해 냉면 틀에 바로 압축시켜 면을 뽑아 삶아낸다. 소고기 육 수는 장인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기름을 반복적으로 걸러내 투명하고 맑으면서도, 진한 육향을 유지하 는 것이 특징. 재료 본연의 맛을 극대화한 깔끔한 맛 이 전통 평양냉면의 매력이다.
대표 국수 전통 평양냉면
지점 본점, 강남
문의 본점 02-310-1632
한국 5대 평양냉면집
을밀대
‘평양에 옥류관이 있다면 서울에는 을밀대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평양냉면 전문점 중 한 곳이다. 1970년대 마포에서 분식집으로시작해 현재는 한국 5대 평양냉면집으로 손꼽힌다.양지로 우려낸 국물에 동치미 국물을 더한 육수와메밀 함량이 높아 메밀 향을 느낄 수 있는 굵은 면발이 어우러져 정갈한 맛을 내는 물냉면이 대표 메뉴.여기에 녹두전과 수육을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한다.
대표 국수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지점 경기
문의 031-695-1932
코다리 고명의 명태회냉면
속초 코다리냉면
코다리 고명으로 유명한 ‘속초 코다리냉면’은 명태 회냉면을 친근하게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함경남 도 단천 지방의 전통 비법으로 만드는 젓갈 기술을 실향민촌인 강원도 속초 아바이 마을에서 이어가고 있다. 30년 전통을 이어온 우리 고유의 음식이자,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깔끔한 맛을 이끌어낸 속초 코다리냉면이 대표 메뉴. 여기에 새싹 채소를 얹은 새싹 코다리 냉면, 물냉면도 즐길 수 있다.
대표 국수 속초 코다리냉면, 새싹 코다리냉면, 물냉면
지점 본점, 대구, 의정부
문의 본점 02-310-1936
정통 에도마에 스시 전문점
스시유 M
일본 도쿄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으로 만든 스시를 뜻하는 ‘에도마에 스시’는 최상급 스시를 대표하는 수식어다. 이곳은 에도마에 스시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과 캐주얼한 실내 분위기가 특징.시그너처 메뉴는 에도마에 스시이며, 여름 한정 메뉴로 나온 메밀소바정식도 인기다. 에도마에 스시와 툭툭 끊어 먹는 재미와 건강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밀소바는 물론 튀김, 샐러드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대표 국수 메밀소바정식
지점 경기
문의 031-889-2766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한국식 소바 전문점
광화문 미진
1950년대부터 광화문 일대를 지켜온 터줏대감인이곳은 한국식 냉메밀국수 전문점이다. 일본식 소바 쓰유보다 맛이 진한 간장 육수와 더 쫄깃한 식감의 메밀 면발을 선보이는데, 비결은 식당 지하 공장에서 육수와 면을 직접 생산하는 것. 한 주전자 가득담긴 차가운 육수와 테이블마다 인심 좋게 제공하는메밀국수 고명은 기호에 따라 가감이 가능하다. 메밀국수와 어울리는 메밀전병도 이곳의 인기 메뉴다.
대표 국수 판메밀, 판메밀 정식, 메밀막국수
지점 영등포
문의 02-2639-4069
3대를 이어온 담백한 평양냉면의 맛
사리원냉면
황해도 사리원에서 부산으로 피란 온 이근성 할머니(작고)가 부산 당감동에 ‘사리원냉면’을 연 후 며느리와 손자가 비결을 전수받아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부산 서면에 본점을 두고 있다. 사골과 양지로 만든 담백한 육수에 쫄깃한 메밀 면발이 특징인 평양물냉면을 비롯해 함흥비빔면 등 냉면에 빈대떡을 더할 수 있는 점도 이곳의 특징. 여름철에는 수육을 곁들인 여름철 세트 메뉴도 인기다.
대표 국수 함흥물냉면, 함흥비빔면, 열무냉면
지점 센텀시티
문의 051-745-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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