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WINE CELLAR
와인 컬렉터의 프라이빗 셀라를 방문한 듯
여행이 고파질 때면 호텔 로비로 향하곤 했다. 층고 높은 라운지에서 사람들이 커피를, 샴페인을, 와인 잔을 부딪치는 풍경은 특유의 분위기로 여행의 향수를 달래주곤 했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위안이 될 공간이 생겼다. 백화점, 정확히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다. 강남점 스위트 파크 옆 에 자리한 이곳은 이전에 없던 미식 플랫폼이다. 우드 소재의 따스한 인테리어 무드와 조명, 3층 규모로 높이 솟은 천장이 주는 규모감까지 특급 호텔 로비의 풍경을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다. 10여 개의 레스토랑이 모여 있는 이 공간이 여행의 향기를 불러일으킨다면 2층 ‘와인 셀라’는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매그넘 사이즈의 와인 보틀들이 가장 먼저 반긴다. 덩치 큰 와인이 압도적 으로 많이 진열된 생경한 풍경이 설렘을 선사한다. 주류의 산지나 카테고리에 따라 ‘방’처럼 나눠 마치 고급 맨션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자 아내는데, 이 개성 있는 구조는 10월에 개최된 행사 ‘바롤로 위크Barolo Week’ 첫날 진행된 웍어라운드 테이스팅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 각각의 방이 모던, 전통, 중도 등 각 스타일을 대표하는 생산자의 작은 와이너리 역할을 하며 바롤로 와인의 양조스타일을 세분화해 깊이 있게 소개한 것. 공간 한쪽에는 VIP룸 ‘에이펙스 컬렉션’이 자리해 있다. 희소성에 초점을 맞춘 셀렉션 와인이 보관된 곳으로 ‘와인 셀라에 없는 와인은 국내에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호언이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 보관에 적합한 16℃를 유지한 서늘한 기운, 어두운 조도, 전문 소믈리에의 일대일 가이드까지. 어느 해외 와이너리의 저장고에 온듯 특별한 여행처럼 다가왔다.
Learning Lab
배움의 맛, 러닝랩
바롤로 위크 동안에는 평소 닫혀 있는 러닝랩Learning Lab도 문을 열었다. 마스터 오브 와인 지니 조 리Jeannie Cho Lee와 함께 로베르토 보에르지오, 피오 체사레, 비에티 등 바롤 로 대표 생산자 와인 6종을 비교 시음하는 시간과 아티카 와인의 류주희 대표가 준비한 바 롤로의 아이콘, 지아코모 보르고뇨 클래스 등 이 마련된 것. 생산지 특징, 생산자의 철학 같은 핵심적인 내용부터 와인 레이블에 담긴 와 이너리의 ‘속사정’까지 들을 수 있는 강의와 머리로는 알아도 평소 두루 경험하기 어려운 라인업으로 와인 초심자부터 업계 전문가까지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모여들었다. 와인별 로 특출난 빈티지도 소개해준 덕에 강의가 끝난 직후 참석자 중 한 명이 와인 셀라에 단 하나 남은 지아코모 보르고뇨 바롤로 리스테 DOCG 2015를 구매하는 행운도 가져갔다. 향후에도 다양한 클래스가 열릴 예정이니 와인 애호가라면 그 소식에 귀 기울여볼 만하다.
Mini Bar
딱 한 잔이 아쉬울 때, 미니바
마스터 클래스는 단순히 흥을 돋우거나 취하려고 마시는 자리가 아니지만 연달아 와인을 시음하다 보면 약간의 취기가 도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기분 좋게 한 잔을 마신 뒤 남는 여운에 딱 한 잔이 아쉬운 찰나, 평소 신세계백화점을 오갈 때는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던 미니바가 눈에 들어왔다. 하우스 오브 산토리를 비롯한 스피릿 ‘방’ 안에 위치한 바는 4개 좌석으로 소담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보통 바가 백 바Back Bar에 진열된 술을 바라보는 구조인 데 반해 앞뒤 좌우로 온갖 스피릿에 둘러싸여 마시는 기분이 퍽 새롭다. 진열된 술과 품종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항상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스카치 싱글 몰트위스 키는 기본이고 근래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테킬라, 아메리칸 위스키와 아시안 위스키, 한국 전통 소주까지 25ml, 50ml 글라스 단위로 주문할 수 있다. 이쯤이야 보통 바에서도 경험할수있는것들이지만,놀라운건 거의 원가에 가깝지 않을까 싶은 가격.아래층에서 식사를 마친 뒤 가볍게 즐기고 싶을때, 또는 평소 궁금했던 술을 구매전에 시음해보고 싶을때 부담없이 향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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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Jang Saebyeol F&B 콘텐츠디렉터
editor Kim Minhyung
photographer Park Chanwoo, Lee Suyeo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