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에서는 지역중진작가 이소영의 Light Scape 전시를 개최합니다. 작가는 빛의 요소를 도입하여 실재와 현실의 간극에 위치한 지표들을 표현합니다. 우리가 현실 속에서 매일 마주치게 되는 수많은 이미지들은 기묘하게 조합되어, 익숙한 현실 그대로의 세계는 변형됩니다. 사물의 재현을 넘어선 우연적이고 무질서한 빛의 효과, 무작위로 겹쳐지는 이미지의 레이어들은 현상과 실재 간의 관계성, 본질론적 사유방식을 드러냅니다.
새롭게 만들어진 형상들은 논리성 이면에 잠재된 우연한 발견(serendipity)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가시적인 현실세계 속 토마토, 나뭇잎, 새의 날개와 같은 동식물의 파편적인 이미지들은 우연적으로 재조합되어 새롭게 의미화, 코드화됩니다. 현대문화가 디지털 기술의 개발로 가상현실과 점차적으로 더욱 밀접해지고, 생태학적으로도 우주의 본질에 대한 물음과 연구성과가 급변하는 현상황을 가늠해 본다면, 논리적으로 설명 불가능한 불확실성의 세계는 예술의 새로운 장(場)입니다.
현실의 이미지들을 변형하여 우리의 사유 속에 미처 설계되지 않은 새로운 장(場)의 이미지들로 표현하는 일은 작가의 주관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동시에 일상적 삶 속에 숨겨진 본질적인 존재론적 의미에 다가가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이는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어떠한 [실재]를 찾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철학적, 심미적 관점입니다. 이 관점은 주어진 현실에 아무런 의심없이 동화되는 현대사회의 현상, 소비사회 속에서 막연히 부유하고 표피적인 것을 추종해나가는 안일한 의식을 일깨우려는 의도에서 비롯됩니다.
빛으로 표현된 우연적, 이질적 이미지들을 통해 사물 이면의 실재를 가늠해본다면, 현실과 비현실을 가르는 이분법적인 선은 희석될 것입니다. 작가의 미적 감수성은 예측 불가능한 삶의 방향성에 대한 회고이자 세계를 가시적, 비가시적인 것의 총합 즉 유기적 생태계로 인식하는 철학적인 사유에서 비롯됩니다. 그 작업은 무릇 예술이란 자아를 넘어서서 세상의 여러 층위들과 소통하려는 긍정적이고 무한정적인 의미망으로 존재함을 반추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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