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식탁(Sun Table)
나는 우리 생활의 근원이 되는 태양을 현 세계 196개국 몫으로 평등하게 분할할 것을 제안한다.(이 얼마나 순진하고 황당한 상상일까?) 그러나 이는 점차 사라지고 있고 무감해지는 ‘고전적 윤리 개념, 즉 평등과 자유’ 라는 가치를 상징적으로나마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미력하나마 되풀이하여 언급되어야 할 예술제작의 소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즐거울 수도 무서울 수도 있는 국가, 세계라는 시스템 속에 사는 한. 비록 그것이 희망적 제시에 그친다 하더라도.
물론 이러한 윤리적 개념이 그대로 예술일 수는 없다. 그래서 이 단순한 ‘실험’을 작업에서 시도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맥락의 ‘기하학적 균등분할’이 과연 시각적, 조형적으로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리고 멋있게 나타날 수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우선 표현예술로서의 설득력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나에게는 본 작업의 시도가 예술이라는 맹목적 가치에 그 근사함의 영역을 넓혀주고 타당성을 가지게 하는 마치 작업대(Scaffold)를 조립하는 일과 같다.
최소한의 윤리(Moralia, minima)는 가시적 아름다움처럼 그려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다. 참으로 진부한 개념, 그러나 모든 것을 소유한 듯한 이 세상이 종종 망각하는 것, 이것이 보다 흥미롭고 행복한 삶의 모든 희망, 예술적 상상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박관욱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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