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지역의 대표적인 중진작가 박상희의 전시를 개최합니다. 작가는 시트지 컷팅, 영상설치 등을 활용한 독특한 기법으로 작품의 재료를 다양하게 변주합니다.
시트지 위에 아크릴 물감을 바르고 그 시트지를 오려내는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자국과 명암의 효과를 통해 도시의 야경은 다채롭게 생성됩니다. 작품 속 야경은 도시에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지역적, 문화적 특성, 일상성을 반영한 조형요소이면서, 그 화려함으로 시각적인 재미를 선사합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는 일상 생활의 파편은 시트지의 두께감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조합됩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직접 시트지를 사용하여 전시장 한켠에 설치 작업을 진행하여 장소특정적 의미를 역동적으로 담아낼 것입니다.
참신한 재료기법과 이질적인 색감들로 만들어진 새로운 인천의 풍경을 살펴보면, 한 작품 속에 과거와 현재, 감성적이며 역동적인 모습들이 흥미롭게 교차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는 “인천이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대표성이나 번듯함과는 대조적으로 소시민들의 삶이 포장되어있지 않은채 보여지는 곳곳의 모습들이 마치 한편의 비주류 영화를 보는 듯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하는데, 그 이야기처럼 작품에 드러나는 인천의 풍경들은 있는 그대로의 인간 삶에 내재한 부조리, 불안까지 보여줍니다.
고즈넉한 골목길의 가로등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분주히 지나가는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깊은 여름밤 인적 없는 수영장의 파라솔, 썬베드, 산책길에 무심히 버려진 듯한 깡통, 마트에 진열된 장난감 등의 모습이 시트지로 감각적으로 표현되어 산업화된 도시의 모습과 함께 우리 삶의 감성적인 측면을 표출합니다. 작가는 일상과 공간을 탐구하고 이를 새롭게 살아숨쉬는 시공간으로 재창조하고자 합니다.
작품에 담긴 수많은 도시의 이야기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일상의 풍경입니다. 이번 전시로 시트지의 막을 투과하여 흘러나오는 물감층과 영상의 빛을 통해 마치 야경산책(A Night Walk)을 하듯 우리 삶의 다양한 단상들과 스펙트럼을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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