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세계갤러리는 지역중진 미디어 아티스트 양승수의 멀티미디어 작품을 조명하는 전시 ‘Dual Garden(두개의 정원)’을 개최합니다. 작가는 삶을 둘러싼 실존적 고민을 이어가면서 최근 ‘창조’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철학적, 심미안적 기조의 작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시장 안에 펼쳐질 꽃의 이미지들은 조형적으로는 매우 화려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지만, 존재의 유한함, 현대인들의 부질없는 욕망과 같은 본질적 질문을 투영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정원이라는 제목처럼 전시장 안은 실제 만질 수 있는 꽃과 영상에서 피어오르는 꽃의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져서, 몽환적 인공정원이 펼쳐집니다. 관람객이 들어서면 꽃의 이미지가 바닥에서 피어오르고, 설치물에 손바닥을 대면 새로운 꽃이 또 생겨나기도 합니다. 실시간 인식시스템, 사용자의 위치와 행동을 파악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을 통해 관람객은 참여를 의도하지 않아도 작품의 한 부분이 되는 것입니다.
고대 신화에서 신과 아라크네가 직조시합을 하는 장면과 같이, 인간이 우주 본연의 모습에 마주하고, 그 창조의 과정에도 참여해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작업들은, 관람객 참여(interactive)의 과정을 필수조건으로 개입시킵니다. 현대미술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시지각, 공감각적인 측면의 감상 폭을 점차 확장시켜 나갈 뿐 아니라, 다양한 실험 요소들을 통해 현실과 분리된 또 하나의 현실을 창조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평상시에 느끼지 못하는 지각적 요소가 미디어와 결합됨으로써 또 다른 현실로 창조되는 것입니다.
SNS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이 점차 확산되듯이, 미디어 작품에서도 현실과 가상의 중층적 교차 지점들은 더욱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가 창조한 가상의 영역, 실제의 공간, 이 두면이 공존하는 전시장은, 서로의 영역으로 건널 여지가 남겨진 이중의(dual) 공간입니다. 중의적인 의미로 ‘두개의 정원’이라 이름 지워진 이 공간에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의 수많은 레이어들 중 일부를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꿈은 삶의 또 하나의 거울’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몽환적 체험을 통해 우리의 삶과 꿈이 교차되는 시간을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아티스트와 우리가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현실, 상상의 문을 열면 끝없이 펼쳐지는 ‘두개의 정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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