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환경의 날을 맞이하여 ‘갯벌을 담다’라는 주제로 인천 소래 출신의 사진작가 최병관의 사진전을 개최합니다. 작가는 오랜 세월 인천의 사라져가는 풍경, 한국의 DMZ 등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세월에 거쳐간 다양한 추억들을 전해주는 작업을 지속해왔습니다.
자연, 바람의 힘에 의해 형성되는 물결의 흐름은 세밀하게 묘사되어 독특한 장관을 연출하면서 작가의 내면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인위적인 기법보다는 전통적인 사진기법을 고수하면서 카메라에 담은 그 시점의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작가는 갯벌을 동시대인들의 욕망을 암시하는 소재로서 조형적으로는 최대한 단순화하여 앵글에 담아내는데, 무채색의 색채와 바닷물의 드나듦으로 형성된 묘한 갯벌의 문양들은 감각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피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진실성이 엿보이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화두들이 드러납니다. 갯벌은 인천의 예술가들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추억과 꿈을 상징합니다. ‘갯벌을 담다’라는 전시제목처럼 이 전시는 환경과 사람, 시간의 흐름이 담긴 소재를 통해 작가의 내적 경험, 주관적 시각뿐만 아니라 보는 이의 가슴 속에도 갯벌의 숨겨진 의미와 가치들을 담아내기를 의도합니다. 산업화된 공간의 생산과 이에 따른 무분별한 매립으로 사라져가는 갯벌에 대한 아쉬움도 공존합니다.
한때는 그 고향 삶의 크나큰 터전이었던 곳, 고마움과 추억이 함께 한 이 장소의 담담한 이야기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 펼쳐 보여질 것입니다. 작가에게 카메라는 사라져가는 갯벌의 시간들을 기록하는 재현의 도구입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은 그의 사진작품에 담긴 내러티브로서 지나간 인천의 이야기이자 주관적인 사유세계를 드러내는 장면들로 구성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사라지고 잊혀져 가는 갯벌의 풍경을 서정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력 있는 갯벌 풍경을 바라보며 아련한 추억과 과거와 현재의 공간이 담고 있는 찰나의 기억들을 함께하기를 기대합니다. 이 갯벌 사진들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새겨져 갯벌의 환경적 가치와 함께 미학적 시각도 공유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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