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윈도우갤러리는 신세계백화점 리뉴얼 후 새로 마련된 공간으로서 인천지역 미술문화의 중추 역할을 감당해 낼 작가를 선정하여 ‘12S-ARTIST’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천 신세계 윈도우갤러리에서 오는 6월 2일(목)부터 고진오 작가의 16번째 개인전이 열립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 고진오가 선보이는 <변주되는 사유의 흔적>이라는 제목의 작품들은 그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자와 어떤식으로 관계 맺는지 그리고 이를 통해 한 개인의 자아가 어떠한 형태로 자신의 정체성을 성립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사색들은 그의 회화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데페이즈망 기법을 통해 표현됩니다. 고진오는 펼쳐진 하늘 위에 고전명화 속 인물 이미지, 현대인의 일상 속 신문 등 이질적인 사물들을 등장시킵니다. 사실적인 기법으로 재현된 하늘 풍경 위에 붙여진 사진, 던져진 듯한 신문, 조각난 풍경으로 인하여 인위적으로 조작된 가상의 공간으로 전환됩니다. 이와 같이 한 공간 속에서 사물들의 부조화스러운 조합은 각각의 사물들이 지닌 고유의 의미에 대한 반향을 일으킵니다. 하늘 풍경 위 구겨진 신문, 그리고 그 신문에서 읽혀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독립적인 사물들의 이질적인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의미짓기를 하게 됩니다. 여기서 사물들이 지닌 물리적이고 표피적인 의미는 사라지는 동시에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흔적과 같이 남겨집니다. 그의 작품에서 재현되는 구김이 완전히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듯, 사물들의 본래적 의미가 잔상과 같이 남으면서 새로운 만남들과 관계를 맺으며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것이 됩니다.
한편 명화 속 이미지가 차용된 일련의 유화 작품들에서 미술사에 등장하는 과거의 이미지가 현재의 시간 속에 부활됩니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혼용되며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파노라마와 같이 흩어집니다. 이 공간은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스며들어 있는 의미의 충적물이 됩니다.
‘12S-Artist’ 고진오 개인展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일상이란 시간 속에 던져진 우리들에게 타인, 타자라고 불리는 존재들과 어떠한 형태의 관계맺기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 관람자들과 그러한 물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