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호의 조형적 탐색은 재현된 형상과 착각적인 공간을 배격하고 하나로 통일된 형상을 추구하면서 격자무늬로 규칙적인 구성을 선호했던 서구의 미니멀리즘의 간결하고 엄격한 기하학적 요소와 구별된다. 미니멀리즘이 재현된 형상이나 좌대를 배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손의 흔적조차 거부했다면, 그의 작업은 공간과 공간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업으로 주변 환경을 투사하고 건축물의 실루엣에 스며든다. 주변 공간을 작품 내의 긴장감 안에 녹여내는 것 그것이 고관호의 작품이 지닌 힘이자 공공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