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미술제는 광주·전남의 작가들을 발굴·지원하여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6년부터 개최해 온 공모전입니다. 미술제 수상작가에게는 개인전의 기회를 제공하여 작품 활동을 지원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번 《어떤 의미》전은 2022년 제23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정경자 작가의 초대개인전입니다.
정경자 작가는 사진을 통해 다양한 대상을 포착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선보여 왔습니다. 사라질 호텔의 스위트룸을 촬영하여 공간과 기억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풍경을 담아 표류하는 듯한 감각을 담아내거나, 실제 동물을 이용하여 만든 박제들을 촬영하며 진짜와 가짜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도 합니다. 기억, 경계 등의 주제는 작품에 따라 변화해 왔지만, 주제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기보다는 결정적 순간을 비워냄으로써 표현하는 방식은 공통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사라지는 것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작가만의 독특한 감각을 선사합니다.
《어떤 의미》는 각각의 표정과 이야기를 가진 작품들의 조화와 충돌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Dimension〉 뿐만 아니라 〈So, Suite〉, 〈Drifting〉, 〈Uncanny〉, 〈Surface〉와 같은 기존 대표작들을 함께 선보입니다. 《어떤 의미》는 사진에 담긴 사물이 본래 갖고 있던 의미, 이를 포착한 작가가 의도한 의미, 작품을 전시장에 설치·연출하며 만들어진 의미, 마지막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느끼는 의미까지 다양한 층위의 의미가 지속해서 만들어지는 하나의 장(場)이 될 것입니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 정경자 작가의 작업은 “사진을 통해 일상의 정물과 장소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포착하여 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이끌어낸다”라는 평가를 받으며 대상 수상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그 어느 때보다 사진이 우리 삶 가까이에 자리 잡게 되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사진’이란 무엇인지 의미가 희미해진 듯한 오늘날, 《어떤 의미》에서 선보이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진 매체만의 매력을 느끼고, 자기만의 이야기와 의미를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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