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눈, 씰룩거리는 코, 작은 체구, 보들보들한 털, 쫑긋한 귀. 귀여운 외모를 가진 토끼는 동화나 설화에 자주 등장하듯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존재입니다. 동요 중 ‘산토끼’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고, 전래동화 <별주부전>, <토끼와 호랑이> 등 토끼와 관련된 이야기는 우리 문화에 깊게 자리합니다. 힘이 약한 토끼가 자신보다 강한 존재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었고, 위기 상황을 영특하게 해결해 나가는 토끼는 힘없는 서민을 대변하는 존재였습니다. 토끼는 서민들이 가진 억울한 마음을 반영해 그들의 한을 지혜롭게 풀어내는 역할로 민중에게 많은 호응을 얻어내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신세계갤러리에서는 2023년 계묘년을 맞아 미디어, 조각, 회화, 증강현실 등 토끼를 다양한 형태의 미술작품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획전, 《Into the Rabbit Hole》을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총 5인의 작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토끼굴로 향하는 “신비하고 모험이 가득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전시명은 루이스 캐럴(Lewis Carrol)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가 바쁘게 달려가는 시계 토끼를 따라 토끼굴로 들어가면서부터 초현실적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설정에서 모티브를 얻었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의 토끼들로 어릴 적 기억을 환기시키면서 동심을 일깨우고(송지영), 밤 하늘 아래 추억∙행복의 감정을 파릇파릇한 식물∙동물로 담아, 꽃-동물-인간이 함께 어우러진 유토피아적 세상을 그립니다.(임솔지) 한 방향을 향해 줄달음 치는 수백-수 천 마리가 토끼가 잠시 멈추다 뛰기를 반복하는 장면을 재현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신재은), 익살스러운 표정과 연출을 증강현실 필터를 통해 각자의 디바이스에서 직접 체험하는 새로운 차원에서 토끼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오예슬) 또한 당당하고 힘찬 모습의 토끼로 인해 용감한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박세연)
이번 전시에서는 토끼에 대한 의미와 이미지를 새로운 방식으로 느껴보고, 영특한 토끼처럼 개인에게 닥친 위기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며 새로운 국면으로 도약하는 한 해를 기약해 보는 기회를 가져 보고자 합니다. 귀여운 토끼 이미지를 각자 개성대로 뽐내는 5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감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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