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음식에서 배우는
건강 밥상 레시피
신선한 제철 식재료의 맛을 온전히 담아내는 정관 스님의 사찰 음식.
수행이 담긴 한 그릇에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돌보는 식생활의 지혜를 배워보자.
editor Kim Minhyung photographer Sim Yunsuk stylist Kim Jinyoung advisor 정관 스님
정성을 뜻하는 사찰 음식의 ‘삼덕’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먹느냐. 사찰 음식 앞에서는 무엇보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불교에서는 음식을 탐하거나 과도하게 소비하는 행위를 경계하며, 식사를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의 일부로 여긴다.
마늘, 파, 부추 등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도 강한 자극을 줄이고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조리 과정 역시 사찰 음식의 삼덕, 즉 ‘청정’, ‘유연’, ‘여법’의 세 가지 요소를 따른다.
재료는 깨끗해야 하고, 음식을 하는 이의 마음 또한 깨끗해야 한다.
부드럽게 따른다는 뜻의 ‘유연’은 음식을 먹는 이의 몸과 마음 상태에 맞춰 음식을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법을 따른다는 의미의 ‘여법’은 사찰 음식을 만들고 담아내는 그 순간까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아야 함을 뜻한다.
삼덕을 따르다 보면 과하지 않고, 버려지는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자연히 제철 식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는 데 집중하게 된다.
자연이 내어준 것을 아끼고 감사히 사용하는 태도이자 ‘우리를 살게하는 음식을 허투루 하지 않으려 부지런히 애쓰는 마음’이 음식에 고스란히 담기는 것이다.
절제와 균형, 자연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사찰 음식은 오늘날 지속 가능한 미식의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자연의 시간을 온전히 따르다.
사찰 음식은 자연의 시간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음식으로 건강식의 본질이 된다.
그도 그럴 것이 계절마다 가장 충만한 기운을 품은 식재료를 사용하며, 봄에는 산나물과 죽순,
여름에는 애호박과 연잎, 가을에는 버섯과 뿌리채소 등을 활용해 식탁에 올린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는 제철 채소와 연(蓮) 식재료를 즐겨 활용한다.
강한 양념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소화가 잘되게 하고, 자연스럽게 몸의 균형을 회복하도록 돕는다.
또한 남은 재료는 말리거나 발효해 다음 계절까지 이어 사용하는 지혜도 담고 있다.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식문화인 셈이다.
그래서 사찰 음식은 오래된 전통인 동시에 현대인이 주목해야 할 건강식이라 할 수 있다.
사찰 음식을 세계에 알린 선구자
정관 스님 1957~
사전남 장성군 백양사 천진암의 주지 스님이자 사찰 음식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법명은한자어로 바를 정(正), 너그러울 관(寬), 즉 ‘바름으로 모든 인연을 너그러이 대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
1957년 경북 영주에서 출생, 17세에 출가해 스님이 되었으며, 이후 사찰 음식에 대해 연구하고 가치를 알려왔다.
2017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셰프의 테이블〉 출연을 계기로 사찰 음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인지도를 높였다.
2022년에는 대한불교조계종으로부터 사찰 음식 명장을 수여받았으며 ‘아시아 50 베스트 레스토랑 아이콘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름철 활력이 되어주는 제철 식재료
1. 갈증을 완화하고 몸의 열을 내려주는 연잎
연잎은 한여름인 6월부터 8월까지 가장 싱그러운 향과 생명력을 품는 대표적인 제철 식재료다.
사찰에서는 밥을 싸서 찌는 연잎밥이나 차로 활용하며 은은한 향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린다.
또 예로부터 몸의 열을 내리고 갈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재료로 여겨져왔다.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여름철 건강관리에도 유용하다.
자연의 청량한 기운을 담아내는 사찰 음식의 상징적 재료다.
2. 여름철 무더위에 지친 이들을 위한 풋연자육
풋연자육은 연꽃이 진 뒤 맺히는 연밥 속 씨앗으로, 7~8월에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여름 식재료다.
생으로 먹으면 밤을 닮은 아삭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특징이다.
단백질과 식이 섬유, 칼륨이 풍부해 여름철 영양 보충에 도움을 준다.
예로부터 기력을 북돋우고 심신을 편안하게 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성과 희소성을 모두 갖춘 사찰 음식의 별미라 할 만하다.
3. 수분 함량이 높은 맑은 맛 여름 채소, 수세미
수세미는 7월부터 9월까지 수확되는 여름 채소로, 어린 열매를 식재료로 활용한다.
수분 함량이 높고 맛이 담백해 국이나 찜, 나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비타민 C와 식이 섬유가 풍부해 무더위에 지친 몸의 활력을 돕는 데 유익하며,
칼로리가 낮고 소화가 편안해 건강식 재료로도 손꼽힌다.
자연스러운 단맛과 청량한 풍미 덕분에 최근 사찰 음식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여름 제철 대표 식재료다.
베타글루칸으로 채우는 강력한 면역 보호막
능이버섯 누룽지 탕국
베타글루칸과 식이 섬유를 함유한 능이버섯과 바삭하게 눌어붙은
쌀의 풍미를 담은 누룽지가 만나 깊은 맛을 완성한다.
더위에 지친 몸에 활력을 더하고 편안한 포만감을 선사하는 여름철 보양 메뉴.
재료
재료 능이버섯 80g, 작은 비트 50g, 당근 50g, 작은 무 100g, 애호박 1/2개, 양배추 50g,
누룽지 100g, 천일염 약간, 칡 전분 2큰술, 절간장 2큰술, 튀김용 콩기름 적당량
1. 먼저 채소를 준비한다. 능이버섯은 씻어서 3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버섯 불린 물은 버리지 말고 채수로 사용한다).
2. 불린 버섯은 3cm 크기로 자른다. 함께 준비한 비트, 당근, 애호박,
무는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기고 1.5cm 두께로 썬다.
양배추 잎은 손으로 뜯어 먹기 좋게 썬다.
모든 채소를 끓는 물에 데치고 천일염으로 밑간한다.
3. 국물을 준비하기 위해 냄비에 능이버섯 불린 물과 생수를 섞어 1L 정도 담고,
절간장과 천일염으로 밑간해 끓인다. 그사이 칡 전분을 물에 갠 뒤
달여놓은 채수에 넣어 되직하게 농도를 맞춘다.
4. 튀김용 콩기름을 가열해 190℃가 되면 누룽지를 튀긴다.
그릇에 채소와 튀긴 누룽지를 담고, ③의 국물을 끓여 위에 부어준다.
매장에서 만나요
기력을 채우는 수삼 한 뿌리
수삼 튀김
바삭한 식감과 은은한 수삼 향이 조화를 이루는 별미다.
수삼의 대표 성분인 진세노사이드를 함유해 여름철 기력을 보충해주며,
쌉쌀한 풍미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재료
5년 된 수삼 뿌리 4개, 절간장 1큰술, 들기름 2큰술, 천일염 약간, 식용유 적당량
반죽 재료
멥쌀가루 50g, 튀김가루 100g, 물 200ml
1. 수삼은 깨끗이 씻어 꼭지를 떼어낸다.
2. 잔뿌리를 제거하고 손질한 뒤 반으로 갈라 찜기에 넣고 5분간 찐다.
3. 찐 수삼은 절간장, 들기름, 천일염으로 밑간한다.
4. 볼에 멥쌀가루와 튀김가루, 물을 넣고 잘 저어 되직한 반죽을 만든다.
5. 밑간한 수삼에 튀김 반죽을 묻혀 180℃ 기름에 노릇노릇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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