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식집사가 고수 되기
식물의 푸르른 생명력을 좇아 식집사의 세계로 입문한 이들이라면 주목.
홈 가드닝에 필수적인 정보와 아이템을 갖추면 고수가 되는 길도 그리 멀지 않다.
2025년, 식물은 더 이상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다. 생명과 연결되는 감각, 생태적 삶의 실천, 일상 속 회복의 도구로 ‘식물적인 삶’이 하나의 생활 철학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플랜테리어’의
진화가 있다. “올해 플랜테리어는 식물을 가까이하는 방법을 찾아 좀 더 다양하게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식물 인문학자이자 <있는 힘껏 산다>, <플랜테리어 101>의 저자,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더리빙
팩토리’의 정재경 대표는 올해의 식물 트렌드로 플랜테리어의 확장성을 말한다. “인간에게 있는 생명 사랑의 본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자연 본연의 모습을 살리는 바이오필리아, 그리고 인조 식물을 활용해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아티피셜 보태니컬 아트가 돋보입니다.” 식물을 둘러싼 감각은 공간을 넘어 삶의 태도로 이어진다. “생명을 사랑하고 환경을 아끼며 자기 고유의 모습을 찾아 힘껏 살아가는 모습이 식물적인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식물 돌보는 일을 ‘공동체적 행위’라고 말한다. “식물은 혼자서는 잘 자랄 수 없기에 공동체가 중요하죠. 식물과 친해지면 생태 감수성이 깨어나고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식물을 선택할 때 ‘센스’보다는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내 실력과 환경을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예뻐도 우리 집에서 잘 살지 못하는 애들도 있기 때문이에요. 화원이나 식물원에서 흔히 보이는 식물이 우리 땅에 잘 적응한 식물이에요. 스킨답서스, 스파트필름, 맥문동 처럼요.” 한편 올해 집에서 키우면 좋을 식물로는 ‘홍콩야자’를 첫손에 꼽는다. “적응력이 뛰어나 집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에요. 특히 요즘 은 키가 큰 홍콩야자가 유행입니다. 그 낭창한 한 줄기의 미학을 즐겨보세요.” 2025년의 플랜테리어는 단지 식물을 키우는 일이 아니라 식물을 통해 나와 연결되고 세상을 느끼는 법을 배우는 과정일지 모른다.
writerPark Min프리랜스 에디터editorKim Minhyung
advisorJeong Jaekyung식물 인문학자illustratorrHur Heekyung
HANGING PLANT
위에서 내려오는 식물 줄기가 생동감을 더하는 행잉 플랜트.
아몬드페페
깊게 주름진 잎과 은은한 광택이 매력적인 아몬드페페는
아몬드처럼 톡 튀어나온 잎 모양 덕분에 붙은 이름이다.
물기를 머금은 도톰한 잎 덕분에 생명력이 강하고 잎맥이 만들어내는
이국적 패턴이 공간을 독특한 무드로 채워준다.
추천 장소 반양지 책상, 밝은 간접광이 드는 창가, 통풍이 잘되는 실내 선반
물 주기 겉흙이 말랐을 때 흠뻑, 과습 주의(주 1회 정도)
적정 온도 20~28℃(추위와 직사광선에 약하므로 겨울엔 실내 유지)
박쥐란
사슴뿔처럼 갈라진 독특한 잎이 시선을 사로잡는 박쥐란은 식물보다 예술 작품에 가까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착생식물로 흙 없이 나무나 돌, 코르크
등에 붙여 키우는 경우가 많다.
추천 장소 밝은 간접광이 드는 거실 벽, 통풍이 잘되는 베란다 안쪽
물 주기 봄·여름엔 주 1~2회, 겨울엔 2주 간격
(물에 담갔다 빼주는 ‘담금 관수’ 권장)
적정 온도 18~24℃(10℃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주의)
고려담쟁이
한국 자생의 덩굴식물인 고려담쟁이는 단단한 잎과 유연한
줄기로 공간을 타고 자라며 자연스러운 녹음을 만든다. 해가 잘드는 곳에서 키울수록 잎맥이 좀 더 선명하고, 월동이 가능해 사계절 내내
단정한 멋을 유지한다.
추천 장소 반양지 복도, 밝은 간접광이 드는 거실 벽면이나 선반
물 주기 흙 표면이 마르면 충분히 관수, 여름엔 주 1~2회, 겨울엔 줄임
적정 온도 15~25℃(겨울엔 실내 보온 필요, 영하 주의)
1.미스트 스프레이어 2.코코칩 3.원예용 가위 4.행잉키트
덩굴이 너무 길어지면?
덩굴이 길게 자라는 식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끝만 무성하고 줄기 중간은 비게 된다. 이때 줄기 끝을 잘라주면 옆 가지가 자라 식물이 더 풍성해지며, 잘라낸 줄기는 물꽂이나 흙꽂이로 번식도 가능하다.
또는 줄기를 감아 고정하거나 클립으로 연출해 시각적 밸런스를 조정할 수도 있다.
공간이 아닌 ‘시선’을 점검하라
행잉 식물은 단순히 천장에 매다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 어떻게 보일지를 상상하며 배치해야 한다.
눈높이 아래서 줄기가 흐르도록 걸거나, 앉은 자리에서 시야에 들어오는 지점에 걸어야 한다. 벽면이나 코너 등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매달면 공간의 무드를 흐릴 수 있다.
에어컨 바람은 잎을 마르게 한다
높은 데 있는 식물일수록 실내 바람의 흐름에 그대로 노출된다. 특히 냉방기, 난방기, 공기청정기 바람이 직접 닿는
자리에서는 잎끝이 마르거나 탈색되기 쉽다. 실내 행잉의 경우 통풍보다 바람 방향과 강도를 더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작은선풍기를 활용한 간접 순환이 잎마름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SMALL PLANT
초보 식집사도 무난히 키우는 작은 식물부터 화려한 잎을 지닌 식물까지.
필로덴드론 플로리다 뷰티
깊게 갈라진 잎에 연두색과 크림색 무늬가 고르게 퍼지는 희귀 품종으로,
잎 하나만으로도 공간에 이국적 무드를 더한다. 덩굴성이라 지지대를
세우거나 수직 정원처럼 키우기에도 알맞다. 실내에서 관리하기 쉽고 가습에도 도움을 준다.
추천 장소 밝은 간접광이 드는 거실 코너, 선반 위 또는 지지대 있는 화분
물 주기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봄·여름엔 주 1회, 겨울엔 10일 간격
적정 온도 20~28℃(12℃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
아스파라거스 비르가투스
가느다란 실타래 같은 잎이 부드럽게 뻗어나가는 아스파라거스 비르가투스는 섬세하면서도 풍성한 실루엣으로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키우기 쉽고 클수록 줄기가 길어지며 풍성해진다.
추천 장소 반양지 침실, 간접광이 드는 책상 위나 거실 코너
물 주기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여름엔 주 1~2회, 겨울엔 주 1회 이하
적정 온도 18~25℃(10℃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주의)
스테파니아 에렉타
동글동글한 덩이줄기(괴경)에서 줄기가 가늘고 곧게 자라고,
그 끝에 연둣빛 잎이 둥글게 퍼지는 독특한 형태의 식물.
아프리카 감자라고도 불리는데, 하나만 놓아두어도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추천 장소 햇빛이 잘 드는 베란다
물 주기 생장기(봄~가을)에는 겉흙이 마르면 충분히, 휴면기(겨울)에는
거의 주지 않음
적정 온도 20~30℃(15℃ 이하에서는 생장 멈춤, 겨울엔 실내 보온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