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헤리티지, 디저트 살롱
손님을 극진히 대하는 마음,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차 한 잔, 미소 짓게 하는 한식 디저트.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의 디저트 살롱이 내놓는 한 상에서 헤리티지를 이어가는 정성을 발견한다.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 매장을 지하 1층부터 5층까지 순차적으로 방문한 이들이라면 5층에 자리한 디저트 살롱을 나설 때는 수미상관 구조로 진행되는 문학작품처럼 시작과 끝이 헤리티지의 테마로 일관성 있게 전개된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비유하자면 작품 속 마지막 챕터와도 같은 디저트 살롱은 신세계 한식연구소가 전래 음식 연구가로 유명한 서명환 셰프와 매월당 김시습의 18대손 ‘로해’ 김동현
티 디렉터와 협업해 한국 전통 미식 문화를 현대적 감성으로 즐길 수 있게 조성한 공간이다. 이 공간이 최근 2~3년간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한식 디저트 문화와 차별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단순한 미식 공간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전통문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알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결코 좁지 않은 간극을 메우는 것은 수고와 정성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근본은 누군가를 귀히 여기는 마음가짐에 있음을 디저트 살롱은 알려준다.
editor Kim Minhyung photographerPark Chanwoo, Sim Yunsuk stylist Kim Jinyoung
한식 트렌드를 ‘선별’하다
올해 초 영국 〈가디언〉지는 2025년 대중적 인기를 끌게 될 세계적인 메뉴 중 하나로 ‘한식 디저트’를 언급했다. 사실 미국 뉴욕에서 모던 한식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며 점차 입지가 강화되기 시작한 지난 10년간을 반추해보면 현재 한식이 세계적 트렌드로 각광받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 게다가 최근 2~3년의 국내 동향을 살펴보면 레트로 문화는 물론이고, ‘할매니얼(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용어)’처럼 레트로 감성에서 파생한 문화가 또다시 트렌드로 떠오르며 외식업계를 비롯해 리빙, 음악, 영화 등 생활과 문화 곳곳에서 꾸준히 인기를 구가했다. 또 본격적으로 주요 소비층에 MZ 세대가 합류하면서 건강식을 선호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맞물리니, 이때야말로 할머니가 흑임자, 쑥 등 토속적인 식재료로 만들어준 간식 같은 한식 디저트가 다시 한번
인기를 끌기에 적합한 시기다. 그리고 바로 이때 디저트 살롱이 오픈한 것은 트렌드를 선도하고 제시하는 백화점의 역할, 구체적으로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쏟아지는 수만 가지의 트렌드 중 정수만 선별하는 큐레이션 역량이 탁월한 신세계백화점의 면모를 오롯이 드러내는 일이다. 까다로운 숙고 끝에 추린 정말 좋은 것이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깨달음을 선사하는 미식과 예술의 공간
디저트 살롱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사람들은 ‘덜어낼수록 진정한 아름다움이 드러난다’는 철학을 실감할 수 있다. 티포트, 트레이, 찻잔 등의 기물도 물론 눈길을 끌지만 메뉴 구성을 살펴보면 손님을 응대하는 티 세트가 선사할 수 있는 감동을 과하지 않게 담아낸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대표 다과 세트다. 공간의 첫인상과도 같은 맞이차로는 신세계를 상징하는 붉은 꽃의 수색과 꽃 향이 일품인 홍화를 내세웠고, 18세기 조선 이운해가 집필한 〈부풍향차보〉에기초해 개발한 오리지널 블렌드로 구성한 본차, 잣경단, 쑥갠떡, 건시단자, 매작과, 오미자 배정과 등 제철 식재료와 한국 고유의 식재료만이 낼 수 있는 기품 있는 맛을 살린 병과가 어우러져 품격 있는 한 상을 완성한다. 혹시 차를 마시는 시간 없이 디저트 메뉴만 테이크아웃하고 싶다면 진열대를 빼곡히 채운 메뉴를 둘러보자. 대표 다과 세트에 포함된 디저트 메뉴는 물론이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하는 개성우메기, 으
깬 밤과 꿀로 만든 소를 찰떡에 넣고 잣고물을 입힌 잣경단 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한식 디저트 메뉴가 준비 되어 있다. 이곳에서 경험하는 한식 디저트의 멋은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그리고 일상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데 있음을 알게 된다. 한편 티 바 옆에는 하우스오브신세계 전시 공간이 마련돼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삶 속에서 더욱 입체적으로 경험하도록 돕는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물 ‘보자기’의 미학을 알려주는 〈담아 이르다〉. 김나연, 김수연, 김영은, 김태연 등 8인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유연함과 포용력이라는 보자기의 미덕에 집중해 상대의 행복을 바라고, 귀히 여기는 마음을 말한다. 디저트 살롱의 한 상과 통하는 마음이다
1 디저트 살롱 입구에는 지하 1층 기프트 숍의 일부 아이템이 인테리어 오브제로 배치되어 흥미로운 풍경을 완성한다.
2 대표 다과 세트는 맞이차로 신세계를 상징하는 붉은 꽃의 수색과 꽃 향이 일품인 홍화, 본차로 18세기 〈부풍향차보〉에
기초해 개발한 오리지널 블렌드인 귤향, 매향, 국향, 계향 중 고를 수 있다.
유기합 한과 세트• 48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