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를 열다,
그랜드 투어
프랑스 중세의 역사가 생생히 묻어나는 루앙부터 불어오는 봄바람에 몸을 맡기고 거닐고 싶은 몽마르트르 언덕까지,
신세계와 함께하는 노르망디 그랜드 투어는 우리의 삶을 건설적이고도 새롭게 설계하는 지혜를 제공한다.
‘코끼리 절벽’으로 유명한 에트르타의 절경
‘시선의 높이’가 있는 여행
같은 장소라도 어떤 시선으로 보았느냐에 따라 그 여행 경험은 완전히 다른 것이 된다. 이번에 신세계가 VIP 고객을 위해 기획한 ‘그랜드 투어 프랑스’가 바로 그런 프로그램이다. 그랜드 투어는 17세기 중반 무렵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상류층 자제들이 사회로 진출하기 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다양한 문화와 지식, 예술, 고급 취향, 에티켓 등을 습득해 세상을 리드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완성되어가게 하는 여행을 말한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프랑스는 나라 전체가 관광 명소와 다름없다. 이번 그랜드 투어는 파리와 함께 노르망디 지역의 루앙과 도빌을 함께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되었다. 더 이상 새로울 게 없을 정도로 유명한 파리와 쉽사리 가게 되지 않았던 노르망디 지역의 조합. 과연 이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경험할 것인가? 신세계는 이번 프로그램을 방대한 역사적 지식과 깊은 인문학 인사이트를 지닌 송동훈 작가와 함께 기획했다. 12년 동안 <조선일보> 기자로 일했던 송동훈 작가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역사적 사건을 재평가해 현시점에 대입함으로써 새로운 관점으로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저서 <송동훈의 그랜드 투어>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 그랜드 투어 개념을 처음 소개했고 2014년부터 신세계 그룹과 함께 인문학 프로그램 지식 향연을 기획했고 진행자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에는 저서 <제국의 리더십>을 출간했다. 이번 투어는 송동훈 작가의 해박한 역사적 지식과 함께 참신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1 투구 모양의 디자인이 돋보이는 잔 다르크 성당.
2 노르망디에 위치한 루앙 대성당 내부. 프랑스에서 가장 높은 고딕 양식의 성당으로 빛의 움직임을 관찰하기에도 좋다.
프랑스 중세 도시 루앙, 역사의 시작
ROUEN
루앙에서 가장 중요한 곳을 꼽자면 ‘샤토 가이야르’다. 12세기 말 노르망디 동부 지역은 프랑스 왕 필리프 2세와 영국 왕이자 노르망디 공작이었던 ‘사자심왕’ 리처드 1세가 반복적으로 대립했던 곳이다. 필리프 2세는 노르망디 지역을 프랑스로 흡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탈환 기회를 엿보았고, 언젠가 프랑스가 공격해오리라는 걸 예감했던 리처드 1세는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히는 앙델리 지역에 복합 요새 형태의 거대한 샤토 가이야르 성을 건축했다. 이후 ‘실지왕’ 존이 통치할 때 프랑스의 공세로 샤토 가이야르 성은 함락당하고 현재 아성과 울타리 부분만 형태가 남아 있다. 가이야르 성이 중세시대 노르망디공국과 프랑스 간 대립의 시작점이라면 노르망디공국의 주도였던 루앙은 그 종착지라 할 수 있다. 노르망디공국과 프랑스간의 갈등은 백년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되었고, 결국 프랑스가 이 전쟁에서 승리함에 따라 노르망디공국도 사라졌다. 특히 루앙의 구 도심에는 백년전쟁을 프랑스의 승리로 이끈 잔 다르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잔 다르크가 아군에게 배신당하고 영국군에게 잡혀 억울하게 화형당한 곳이기 때문이다. 잔 다르크 성당에 들어서 면 16세기에 지어진 생 방생Saint Vincent 교회에서 가져온 스테인드글라스가 장관을 이룬다.
1 센 강가에 있는 오래된 방앗간.
2 지베르니 마을에 있는 모네의 생가 내부.
3 모네의 연작 ‘수련’을 떠오르게 하는 연못.
인상파 예술가들의 마음속 풍경
GIVERNY
젊은 시절 모네는 지베르니의 풍경에 반해 “언젠가 내가 큰돈을 벌면 지베르니에 집을 마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는 그 꿈을 이루었고, 정원사들을 고용한 것도 모자라 직접 나서서 정원을 정성스레 가꾸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름다운 정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데, 사계절을 모두 본 송동훈 작가는 봄의 정원이 가장 아름답다고 추천한다. 그림에서만 보았던 아름다운 정원을 실제로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지만, 모네의 삶에 한 발짝 더 들어가보고 싶다면 모네의 무덤을 꼭 찾아보길 권한다. 모네의 무덤은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가족묘로 조성되어 있는데다 표지판이 따로 없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무덤마저도 아름다운 꽃과 풀로 장식된 가족묘의 수많은 이름 중에서 클로드 모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노르망디 지역은 모네 외에도 수많은 인상파 화가를 배출했다. 또한 해안가를 끼고 늘어선 항구도시의 풍경은 프랑스 유명 화가들의 단골 소재가 될 정도로 아름답다. 노르망디에서의 둘째 날에는 바로 이런 인상파 화가들의 고향이자 주요 활동 무대, 그리고 그림 소재로도 종종 등장한 아름다운 항구도시들을 둘러보았다. 코끼리 형상을 닮은 거대한 해안 절벽 사이에 자리 잡은 에트르타 해변, 모네의 역작 ‘해돋이’를 그린 르아브르 항구, 이국적인 성냥갑 모양의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름다운 해안 마을 옹플뢰르까지. 그림에서만 보았던 풍경을 직접 보면서, 정형화된 고전주의 화풍이 만연하던 미술계에 인상파의 등장이 불러일으킨 혁명과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1 오마하 비치에 세워진 기념비.
2 노르망디 미군 국립묘지에서 전시관과 추모 공원을 지나면 나오는 오마하 비치.
3 시어도어 루스벨트 주니어의 무덤.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이자 제2차 세계대전에도 재입대했다.
해변 저 끝까지, 지상 최대의 상륙작전
NORMANDY
루앙이 프랑스 중세 역사에 하나의 방점을 찍는 지역이라면 노르망디 해변은 현대 세계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 벌어진 장소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이 나치가 점령 중인 프랑스를 해방시키고 유럽을 탈환하는 발판을 마련한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펼쳐진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마하 비치는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까닭에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오마하 비치를 필두로 유타, 골드, 주노, 소드 비치가 이어진 수십 킬로미터의 해안선은 지금도 전 세계의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관광 명소다. 필히 들러보아야 할 곳은 바로 노르망디 미군 추모 공원과 묘지다. 추모 공원으로 들어서면 상륙작전에 대한 자료와 영상 등을 볼 수 있고, 당시 희생된 미군을 추모하는 예배당과 기념비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처럼 참전한 병사 한 명 한 명이 모두 제각기 영화 같은 사연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루스벨트 가문 또한 그중 하나다. 해변의 국립묘지에는 미국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장남 시어도어 루스벨트 주니어의 묘지가 있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용사로 류마티즘에 시달렸으나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도 자진해 전선으로 다시 나섰고, 결국 성치 않은 몸을 이끌고 참전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병을 얻어 사망하고 만다. 국가와 세계 평화를 위한 헌신은 루스벨트 가문의 전통이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아들은 물론이고 그의 손자들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제1차,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고, 프랭클린 루스벨트 또한 네 아들이 모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권력자들이 자기희생과 헌신을 통해 국가에 이바지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오마하 비치에 남아 있다.
@Getty Images, Shutterstock, Unsplash
1 에펠탑 전경.
2 베르사유 궁전 내부 모습.
파리와 에펠탑, 영원히 혁명적인
PARIS
프랑스의 수도인 파리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팔레 드 도쿄에 있는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을 찾았다. 루브르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 사실 파리 시립 근대 미술관보다 먼저 떠오르는 곳도 많지만, 이곳을 먼저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프랑스 인상파 화가 라울 뒤피의 ‘전기의 요정’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우선 압도적인 크기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 작품은 파리 만국박람회 때 프랑스 전력 공사의 의뢰로 제작된 작품으로, 전기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통해 인류 역사의 진화 와 발전을 600㎡에 걸쳐 그려냈다.
다음 코스는 에펠탑. 프랑스 공학자 귀스타브 에펠이 설계하고, 1889년 파리 만국박람회 개최를 기념해 세워진 에펠탑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다. 해 질 녘, 아래에서 올려다본 에펠탑은 격자 구조와 아치가 완벽한 비율로 맞물린 아름다운 구조를 자랑한다. 에펠탑은 1층과 2~3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층에서 보는 파리 시내 풍경도 조금씩 다르다. 특히 가장 꼭대기 층인 3층에는 에펠이 사무실로 쓰면서 머물던 방이 있는데, 일찌감치 에펠탑의 위대함을 알아보고 칭송하며 에펠탑의 엘리베이터까지 설계한 발명왕 에디슨이 종종 이 방에 찾아와 에펠과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재현된 것을 볼 수 있다. 철골로만 제작된 이 탑은 철 이전의 건축 재료로 구현 가능한 최고 높이를 세 배가량 상회하는 높이(약 300m)로, 철의 시대가 가져올 세상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렇게 신세계 그랜드 투어에서 낭만 너머, 근대 과학기술과 산업의 최전선에서 무수한 혁명을 만들어낸 당시 프랑스의 저력을 상징하는 구조물로서 에펠탑을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 베르사유 궁전
VERSAILLES
황금빛 대문을 열면 펼쳐지는 절대왕정의 세계. 광활한 정원, 1천 개가 넘는 분수, 그리고 2천3백 개가 넘는 방이 이를 증명하는 듯하다. 실제로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40~50여개인 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거울의 방이다. 당시에는 만들기 힘들었던 거울로 방 한 면을 가득 채우고 창밖에서 들어오는 햇살이 반사되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빛이 가득 들어차는 이 방은 태양왕 루이 14세의 권위를 상징하는 베르사유 궁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신세계 그랜드 투어이기에 기존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바로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는 베르사유 궁전의 숨은 공간을 체험해보는 것이다.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채플은 제한구역 안으로 들어가 오르간을 만져보거나 잠시 앉아서 천장의 그림을 감상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5개의 방 안에 십자군의 역사적 스토리가 담긴 그림이 가득 들어차 있는 십자군의 방이라든지, 신세계 그랜드 투어이기에 가능한 프라이빗한 경험은 흔한 관광지마저 특별한 추억으로 남게 한다.
writerJeong Ajin콘텐츠 기획자
editKim Minh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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